[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겨냥해 게임 이용자 보호 공약을 내놨다.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봉합 이후 이른바 '세대포위론'의 주축인 청년 표심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올초 '대리 인터뷰' 논란을 일으켰던 서면 인터뷰와 관련해서는 "인터뷰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12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게임업계 불공정 해소를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게임 이용자의 대표 불만 사항 중 하나인 확률형아이템의 아이템 뽑기 확률을 공개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게임사에는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와 같은 게임물이용자권익보호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내용이다. 윤 후보는 확률형아이템 확률 조작을 사기로 규정하며 "허위표시에 대한 제재를 어떻게 할지는 구체적으로 법을 운용하며 제재 수위 정도를 법률에서 일정한 범위로 정해놓고 대통령령으로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가 12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게임 이용자 보호 관련 공약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이번 이용자 보호에 중점을 둔 공약은 이대남으로 대표되는 2030 청년 표심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 선대위가 해체되고 선대본으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권영세 선대본부장에게 '연습문제' 중 하나로 젠더·게임특위 설치를 제안했다. 이후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담판으로 갈등이 해소되며 젠더·게임특위 설치가 급물살을 탔다. 이 대표의 제안으로 게임특위 위원장에 임명된 하태경 의원은 이날 윤 후보와 함께 등장해 "젠더·게임특위 제안 배경은 2030의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젠더, 탈모 등 현안이 많은데, 대표적인 것 하나로 (이름을 결정)했다. 내용은 2030특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이대남 표심을 자극하면서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등 메시지 전달에 유리한 단문을 통해 공약의 선명성을 높였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1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1011명 중 51.9%가 여가부 폐지에 찬성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 응답자의 64.0%가 찬성했고, 여성의 찬성 의사는 40.0%였다. 특히 20대의 60.8%가 여가부 폐지에 찬성해 연령별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윤 후보는 올 초 있었던 한 게임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 자신이 관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당시 윤 후보 측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확률형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고,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인정하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나 해당 서면 인터뷰가 실무진 선에서 진행된 으로 드러나며 논란이 커졌다. 윤 후보는 이날 서면 인터뷰 당시 답한 내용과 정반대의 공약을 내놓은 배경을 묻는 질문에 "게임 매체와 인터뷰한 사실이 없다"며 "'서면질의가 왔는데 거기에 대한 의견을 선대위 내부에서 조율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대변인이 말한 것으로 안다. 제가 마지막으로 검토하거나 내부 논의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가 12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게임 이용자 보호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원희룡 정책본부장, 윤 후보, 하태경 게임특위 위원장. 사진/국민의힘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