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연초부터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 최근 잇따른 붕괴사고로 인해 신뢰도가 추락한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경우 이미 수주한 단지에서도 시공사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22일 정기총회를 통해 GS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하고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한강맨션아파트는 1971년 준공된 단지로 총 23개동 660가구 규모다. 이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15개 동 총 1441가구 규모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롯데건설도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롯데건설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성수1구역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성수1구역 재건축 사업은 1047억원 규모로 성수동1가 일대 4만7900㎡에 지하 3층~지상 23층 아파트 5개 동 총 28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건설사들이 연이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올리는 데 반해 HDC현대산업개발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최근 1년새 광주에서 두 건의 붕괴사고가 발생하며 신뢰도가 추락,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참여해 롯데건설과 경쟁 중이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해당 단지에는 '현대산업개발 보증금 돌려줄테니 제발 떠나주세요' 등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도 해당 단지 1차 시공사 합동 설명회를 통해 "조합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즉각적인 영업정지가 발생해 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에 자리한 아파트 신축현장서 외벽 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김현진 기자
이미 수주한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시공사로 선정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1 재정비 촉진 구역 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시공사 교체 및 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계1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여러가지 내부적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어떤 분은 시공사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고 일부 조합원은 일단 지켜보자는 등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행부는 조합원 의견을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검토하고 있으며 의견이 구체적으로 정리된다면 대의원회에서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수주한 인천시 부평구 갈산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지 내 주민 사이에서도 시공사를 해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은 이후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며 올해 수주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HDC현대산업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500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호성적을 이뤘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올해도 저조하진 않을 것"이라며 "리모델링사업이나 가로주택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수주할 수 있어 부동산 경기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무던하게 수주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최근 타격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신뢰도가 추락했기 때문에 이미지를 복구하는 데 상당부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