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만? 우리도 주파수 원한다"…SKT, 40㎒ 추가 할당 요청

3.7㎓ 이상 대역 40㎒ 폭 할당 추가 요청…해당 주파수, 정비 미완료 구간
"모두 20㎒씩 확장할 수 있을 때 추가 할당 이뤄져야 공평"
추가 할당받아도 KT는 약 2년의 기술 개발 필요…지지 여부 고심

입력 : 2022-01-25 오후 3:14:59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LG유플러스(032640)의 요청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3.4~3.42㎓ 대역 20㎒ 폭 주파수 재할당을 추진 중인 가운데, SK텔레콤(017670)도 인접 대역 주파수 추가 할당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유플러스만 주파수를 대역폭을 확대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KT(030200)와 자신들도 똑같은 폭의 주파수를 추가 할당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둘러싼 이통3사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추가 할당을 요청한 대역의 주파수 혼·간섭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설령 과기정통부가 SK텔레콤의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LG유플러스와 동시에 주파수 추가 할당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무소속 양정숙 의원실 주최로 열린 5G 주파수 추가 할당 간담회에 참석한 이통3사 임원. (왼쪽부터)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 김광동 KT 정책협력담당, 김윤호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 사진/배한님 기자
 
SK텔레콤은 25일 LG유플러스 외 통신사도 동일한 조건의 5G 주파수를 확보한 후 경매를 진행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5G 주파수 추가 할당은 특정 사업자만 이득을 보는 등 공정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이통3사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SK텔레콤의 입장이다. SK텔레콤이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구한 주파수 구간은 또 다른 5G 대역인 3.7㎓ 이상 대역 40㎒ 폭이다. 해당 대역은 SK텔레콤의 5G 주파수 인접 구역이다.  
 
SK텔레콤은 이통3사 모두 똑같은 폭만큼의 주파수를 추가할 수 있는 공평한 상태에서 주파수 추가 할당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파수 폭이 확대되면 이동통신 속도도 그에 비례해 빨라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자신들과 KT 고객도 각각 20㎒ 폭만의 고객 편익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산 통신 장비 투자 촉진을 위해 3.7㎓ 이상 대역 주파수가 함께 할당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5G 기지국에 외산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를 견제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SK텔레콤이 추가 할당을 신청한 주파수가 아직 혼·간섭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구간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3.7~4.0㎓를 차세대 5G 주파수 대역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클리어링' 작업을 완전히 끝내지 못한 상태다. 과기정통부 측은 올해 중으로 클리어링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테스트한 후 5G 주파수 추가 수요에 따라 할당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주파수 대역은 아직 추가 할당 계획조차 세워지지 않은 구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아직 해당 구역의 주파수 클리어링이 끝났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의 5G 주파수 할당 현황 및 주파수 추가 시 활용 방안.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KT로서는 SK텔레콤의 주파수 추가 할당 요청을 무조건 지지하고 나서기 어려운 입장이다. KT가 보유한 5G 주파수는 3.5~3.6㎓ 대역 100㎒ 폭인데, 왼쪽으로는 LG유플러스, 오른쪽으로는 SK텔레콤 주파수가 버티고 있어 확장성이 없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가 SK텔레콤의 요청을 받아들여 40㎒만큼의 주파수를 추가 할당하더라도 KT는 이를 즉시 활용하기 어렵다. 어느 쪽이 추가되든 KT가 새 주파수를 사용하려면 약 2년의 주파수집성기술(CA)을 개발해야 하는 실정이다. 다만, 정부가 SK텔레콤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LG유플러스의 주파수 추가 할당 시점을 늦출 수 있어 이해득실 계산이 필요하다. SK텔레콤의 주파수 추가 할당 요청 소식이 알려지자 KT는 "KT도 고객편익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한편,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주파수 추가 할당 요청에 대한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는 "관련 법령 및 정책을 토대로 관련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검토해 답변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계획대로 오는 2월까지 주파수 추가 할당을 끝마치려면 과기정통부는 오는 28일까지 주파수 추가 할당 계획을 확정 발표해야 한다. 관련 시행령에 따라 추가 할당 계획이 확정된 지 한 달이 지나야만 주파수 경매를 진행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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