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대학이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을 학내 의결권 행사에서 배제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인권위는 10일 A대학 비정년계열 전임교원들이 A대학을 상대로 낸 진정사건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A대학에게 의결권 행사에서 비정년계열 전임교원 참여가 배제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또 후생복지비 및 성과상여금 등의 수당 지급에 있어서 비정년계열 전임교원과 정년계열 전임교원 간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을 아울러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A대학 비정년계열 전임교원들은 학내 의결권 행사와 각종 수당, 승진 등 처우에서 정년계열 전임교원과 비교해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A대학의 대학평의회의 교수 평의원 자격은 교수평의회가 추천한 사람으로 규정돼 있었다. 그러나 교수평의회가 정년계열 전임교원으로만 구성돼있어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이 추천을 받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은 규정상 교수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고, 정년계열 전임교원과 유사한 업무를 하는데도 각종 수당과 성과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A대학은 인권위에 “사립대학 교원 임용은 대학의 자율성에 속하고, 학내 의결권 부여는 교수평의회 등 구성원 단체가 협의해 정할 사안”이라며 “각종 수당도 교직원 보수 규정에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헌법 제11조 제1항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규정과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의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 규정을 A대학이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이 학내 구성원이자 교수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장후보자 추천 및 대학평의회와 교수회의에서 모두 배제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 “가족수당, 자녀 학비 보조수당, 후생복지비는 해당 사업장에 고용된 모든 근로자에게 똑같이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한 보수고, 성과상여금은 직전 학년도의 성과와 업적을 기준으로 평가해 연 1회 지급하는 성격의 보수”라며 “진정인들에게 이러한 수당과 성과상여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