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출시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 사진/유한양행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할 것으로 전망되자 제약사들이 연이어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사람이 복용하는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원천기술과 노하우가 있어 비교적 시장 진입이 쉬운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20년 3조4000억원으로 5년간 78.9% 성장했다. 일각에선 연평균 3.8% 성장해 오는 2027년이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려동물 시장 급성장으로 관련 용품 수요가 다변화할 조짐을 보이자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동물이 먹을 수 있는 의약품을 출시하고 반려동물 전용 진단검사를 내놓았다.
120종의 반려동물 의약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지난해 5월 #지엔티파마와 함께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를 론칭하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다큐어는 지엔티파마가 개발하고 유한양행이 출시한 동물용 의약품으로 국내 첫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다.
같은 해 11월에는 종합 펫케어 브랜드 윌로펫을 론칭하며 의약품뿐 아니라 의약외품, 진단의학 분야로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지씨셀(144510)(GC셀) 반려동물 헬스케어 자회사 그린벳은 반려동물 전용 검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린벳은 지난해 3월 설립돼 반려동물 진단검사를 비롯해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예방, 치료,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린벳은 최근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 KU동물암센터와 반려동물 암 검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그린벳은 전국 동물병원으로부터 항암제 반응성 예측 검사와 유전자 검사 등 암 검사를 위탁받는다. KU동물암센터는 검사를 시행하고 진단 결과를 제공해 그린벳과 협력한다.
일동펫 시리즈 3종. 사진/일동제약
일동제약(249420)그룹은 프로바이오틱스 분야 원천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 전용 제품을 출시하면서 펫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펫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출시한 제품은 반려동물 장 건강용 프로바이오틱스 2종과 관절 건강 제품 1종 등 총 3종이다.
일동제약그룹은 70년 가까이 쌓은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의 원천기술과 헬스케어 시장에서 다진 건강기능식품 사업 역량 등을 활용해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동국제약(086450)은 치주질환 의약품 분야 전문성을 살려 반려동물 전용 치주질환제를 출시했다. 동국제약이 반려동물 식품 등을 출시한 적은 있지만 치료제로 분야를 확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웅제약(069620)은 반려동물 의약품·의료서비스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해 대웅펫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제약사들이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그동안 신약개발과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원천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종류의 약이더라도 사람용과 동물용은 용량부터 첨가제를 포함한 성분까지 모두 일치하지 않는다. 허가기관도 사람용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동물용은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다르다. 다만 의약품을 만들기까지 원천기술은 유사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간이 먹는 의약품을 개발하려면 임상시험 전 단계에서 동물에게 먼저 투여하지만 세부적인 내용까지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라면서도 "대신 그동안 의약품을 개발해 생산하던 과정에서 확보한 원천기술은 펫 의약품을 만들 때도 비슷하게 적용돼 비교적 (개발이) 수월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특정 제품군에서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제약사라면 반려동물용 제품을 만들 때도 수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사마다 각자 잘하는 분야가 다르다"라며 "전문성을 갖춘 분야라면 노하우를 이용해 동물용 의약품을 만드는 게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