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국내 증시가 재차 1800선 돌파를 시도하는 등 올해 들어 두 번째 전고점을 향한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펀드 환매 물량이 지수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닌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높여가면서 이전보다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의 환매 압력이 약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1800선을 중심으로 또 한 차례의 환매대기 물량이 잔존하며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는 2154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유출 규모도 지난 2일 1033억원이 유출된 이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수대별로 살펴보면 코스피 지수 1700포인트대에서 3조7000억원이 순유출됐고, 1750~1800포인트에서도 2686억원이 순유출됐다. 특히 코스피 지수 1800포인트 위에 남아있는 자금이 약 18조7000억원 수준으로 당장 코스피 지수 1800포인트 넘어 1850선까지 4조5000억원의 환매 부담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투자가 저가매수, 고가매도의 기조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펀드환매 부담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지난해 이후 지수 조정 시마다 저가매수 자금이 유입돼 단기간은 아니지만 투자의 시계가 짧은 성격의 자금도 일부 포함돼 있기 때문에 향후 이탈의 가능성도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1800선부터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재차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며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입 되는 지수대가 1700초반~1700후반으로 상향 조정됐지만, 1800~1900 사이 유입된 약 10조원 규모의 펀드 물량이 모두 소화된 것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의 한국 펀드군으로의 순유입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후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 배경에는 글로벌 자금이 한국 펀드군으로 급속히 유입됐음에 기인하는데 올해 4월 이후 한국 펀드군으로의 유입규모는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1800~1900 사이에 대기중인 펀드환매 물량은 약 9조4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소화하는데 있어 외국인이 예전과 같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기 위해선 한국 펀드군으로의 자금 유입강도가 되살아나는지부터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미 1800선을 중심으로 한 대기물량으로 추정되는 환매자금이 다소 출회된 만큼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다시 1800선을 넘기 전까지는 환매에 대한 부담감은 경감됐다고 볼 수 있다"며 "지수가 다시 1800선을 상회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1800선 이상에서 환매자금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펀드 환매 때문에 지수가 부담을 갖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