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들 "올해 57조 투자"…정부, 반도체 전문 교육 신설

반도체 기업들 올해 국내 투자규모, 전년비 10%↑
정부에 '인력양성·자금지원·규제 완화' 등 건의
정부 '전폭적 지원' 약속…반도체 전문 교육과정 등 신설

입력 : 2022-02-16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해 이어 올해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시설투자에 나선다. 특히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및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중소·중견 기업들은 3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정부도 '반도체 전문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등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반도체 투자활성화 간담회'에서 총 56조7000억원 규모의 2022년 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이정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 기업, 소재·부품·장비기업 등 14개 기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와 업계는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강화와 경쟁력 혁신을 위한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기업들의 경영상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 사항을 모색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 충격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며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환경 변화에 경각심을 가지고,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모아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최근 글로벌 주요국 및 기업 간 공급망 재편과 인력 확보 경쟁, 러시아 우크라이나발 지정학 리스크, 원자재 가격 상승,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반도체협회는 산업계의 투자계획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에만 총 56조7000원 규모의 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1년 투자실적(51조6000원) 대비 약 10% 증가한 규모다.
 
이 중 소부장 및 후공정 분야 중소·중견 기업은 약 1조8000억원을, 팹리스·전력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소·중견 기업은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가한 기업들은 정부에 인력, 시설투자, 연구개발 등에 관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제안했다. 
 
이정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수한 전문인력이 꼭 필요하다"며 "대학의 학생·교수 정원에 구애받지 않고 반도체 고급인력이 양성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지원을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미국, 중국, 대만, 일본 등 해외 사례를 검토해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인프라, 자금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어 "현재 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 규정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실효성있게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기술전쟁은 반년의 격차가 승패를 가르는 속도전인데 반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3년 후에 지원하게 될 경우 해외 경쟁기업과 상당한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문승욱 장관은 업계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문 장관은 "전기·용수·테스트베드 등 반도체 특화단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과감한 대응 투자를 지원하겠다"며 "관계부처, 지자체가 참여하는 '반도체 투자지원기구'를 상설화해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적극적으로 풀겠다"고 답했다. 
 
인력 양성과 관련해서는 "금년까지 700여명의 반도체 관련 대학 정원을 늘리고, 올해에는 반도체 전문 교육과정을 신설해 매년 1200명의 전문인력을 길러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기술 경쟁의 핵심인 석·박사급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반도체, 전력반도체, 첨단소부장, 패키징 등 주요 분야별로 전문화된 '반도체 대학원'을 지정하고 10년 이상 집중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반도체 투자활성화 간담회'에서 올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총 56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클린룸 내부 모습. 사진/삼성전자.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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