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대선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막판 부동층 결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진영결집을 극대화한 가운데 남은 변수는 부동층이라는 데 양당 간 이견이 없다. 이 후보가 검찰정권의 등장을 경고하자, 윤 후보는 정권심판으로 맞섰다. 부동층이 어느 쪽 주장에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대선 승패 또한 갈릴 전망이다.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16일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서울 강남과 호남으로 달려갔다. 윤 후보가 호남에 이어 충북과 강원을 횡단하는 일정을 잡은 반면 이 후보는 하루를 강남에만 투입한다. 강남3구의 보수 표심과 2030을 집중적으로 설득하겠다는 계산이다. 이 후보는 "저성장으로 인한 기회 부족이 청년들을 경쟁이 아니라 전쟁하게 만들었다"면서 "성장과 투자로 '청년기회 국가'를 만들겠다"고 했다. 특히 청년세대가 민감한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공급은 청년에게 우선 분양의 기회를 주자"고 했고, 공정한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 육성도 약속하며 2030 표심을 파고 들었다.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JM은 강남스타일!'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경부선 상행선 유세에서 윤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과 검찰권력 강화 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부동층이 가진 정치보복의 트라우마와 함께 과거 군사정권의 공포정치를 상기시켰다. 이를 위해 정치검찰 손에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소환했다. 이와 함께 유능과 통합을 강조했다. 윤 후보의 무속 논란도 언급하며 그를 '3무'(무능·무지·무당) 후보로 지목했다.
윤 후보 역시 전날 경부선 하행선 유세를 펼친 데 이어 이날 광주·전북 전주·충북 청주·강원 원주를 순회했다. 방점은 "부패와 무능의 민주당 정권 5년 심판"에 맞춰졌다. 윤 후보는 적지와도 같은 광주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부패와 지역주의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김 전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로 치켜세우는 동시에, 민주당이 지역정치를 독점했음에도 발전이 있었냐고 따졌다. 전주에선 이 후보의 '적폐수사=정치보복' 프레임을 겨냥한 듯 "얼마나 잘못을 많이 했길래 부정부패를 엄단하고 법치를 세운다는 것을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만들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인가"라며 논란에 정면으로 맞섰다.
부패에 대한 지적은 전날에도 있었다. 특히 부산 서면 유세에서는 "대장동 보셨나. 거기서 김만배 일당이 3억5000만원 갖고 얼마를 받아갔나. 1조원 가까이 받아갔다"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이런 마법을 보여주지, 왜 몇 사람한테만 그렇게 하는가. 이게 유능한 행정의 달인인가"라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1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전북 전주 덕진군 전주역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선 부동층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 이번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남은 선거 기간 중 어떤 돌발변수가 생기느냐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창남 전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은 "중도층 안에서도 중도진보와 중도보수 등 여러 스펙트럼이 있고, 부동층 안에에도 다양한 지향점이 있을 텐데 막판 유세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