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서울시, '광주 학동참사' 현산 첫 청문…강력 행정처분 예고

청문 내용 비공개…불법 재하도·부실시공 여부 쟁점
"처분 권한 서울시에, 처분 기준은 정부에 있어 혼란"

입력 : 2022-02-17 오후 4:50:11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광주 학동 참사와 관련해 원청사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에 대한 첫 청문을 17일 진행했다. 앞서 서울시는 현산의 건설업 등록 말소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예고한 상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본청에서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청문을 진행했다. 외부 변호사 2명이 주재한 이 자리에는 서울시 실무자와 현산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청문 과정과 내용은 절차의 독립성과 현산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공개하지 않는다.
 
이날 청문은 현산의 하수급업체 관리 의무 위반과 부실시공에 관한 두 가지 혐의가 쟁점이었다.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산이 혐의에 대한 소명하면 서울시가 반론을 거듭하며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에 앞서 현산이 서울시에 의견을 제출했지만, 변수가 많아 사실 관계 파악이 어려운 상태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먼저 하수급업체 관리 의무 위반과 관련한 처분은 현산이 하도급을 준 한솔기업이 다시 불법 재하도를 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현산이 이와 관련해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으려면 한솔의 불법 재하도를 현산이 가담하거나 묵인했다는 정황이 뒤따라야 한다.
 
이날 등록관청인 영등포구도 한솔을 상대로 청문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한 현산의 행정처분은 한솔에 대한 처분 결과가 먼저 나온 뒤 결정될 전망이다.
 
부실시공 혐의에 대해서도 철거를 시공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현산의 처벌 수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 학동참사는 건물을 올리는 건축 시공이 아니라, 철거를 진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이다.
 
광주 학동참사는 지난해 6월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변으로 무너지면서 현장을 지나던 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총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관할구청인 광주 동구청은 지난해 9월 현산과 한솔의 등록 관청인 서울시와 영등포구를 상대로 두 기업에 대한 행정처분을 각각 요청했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도 지난해 9월 현산에 1년 이내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다.
 
서울시는 현산의 혐의가 모두 사실로 밝혀질 경우 등록말소나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에 따라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한 경우'는 영업정지 8개월, 같은 법 제83조에서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는 등록 말소가 가능하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행령 규정이 실제 행정처분을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건산법 제84조에 따라 건설업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의 기준, 영업정지의 기간, 과징금의 금액,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는 법령상으로 등록 말소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정작 시행령에는 처분 기준을 세분화 시켜놨다"며 "중대한 사항에 대해서는 등록 말소를 해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기본적인 입장이지만 시행령에 있는 그런 부분들이 없기 때문에 혼란이 있다"고 말했다.
 
행정처분이 내려지는 과정도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 절차가 끝난 후 주재자의 의견을 수렴하기까지 2~3개월 이상 소요되는데, 서울시는 변수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재청문이 진행될 경우 처분 기간은 더욱 늦어진다.
 
광주 학동참사는 지난해 6월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변으로 무너지면서 현장을 지나던 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총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난해 8월27일 사고 현장에서 현장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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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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