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직전 우세종인 델타에 비해 치명률이 현저히 낮게 평가되자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만1452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만에 약 7만명이 불어난 셈이다. 누적 확진자는 232만9천182명이며 국내 발생 확진자는 17만1천271명 해외유입은 181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512명을 기록했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확산세 정점으로 치닫자 당국은 단기적인 위험성이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코로나19 상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단기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 결국 위중증, 사망자의 절대 숫자도 증가할 수 있어 위험하다"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델타와 비교해 치명률이 상당히 낮은 오미크론이 확산한다는 점에서 일상회복을 위한 긍정적 요인으로도 볼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당국이 오미크론 유행에 따른 장기적인 안정화를 기대하는 것은 낮은 치명률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직전 우세종이었던 델타에 비해 낮게 나타난 것이다.
손영래 반장은 "오미크론은 델타에 비해 4분의 1 이하 치명률, 0.18%로 분석되며 이는 계절독감의 두 배 정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치명률이 델타에 비해 낮게 나타나는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양상이다. 실제로 델타 대비 낮은 오미크론 치명률은 우리보다 먼저 유행세를 겪었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요 국가에서도 일치했다.
22일 서울 중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야간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미크론 변이의 낮은 치명률은 변이를 거듭한 바이러스의 특성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치면서 전파력이 강해지지만 병원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백신 접종으로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 위험이 줄어든 점도 오미크론 치명률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손영래 반장은 "오미크론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예방접종을 받으면 더욱 낮아진다"라며 "접종 완료자의 경우 계절독감과 유사하거나 그 이하로 낮아지는 결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증가했지만 치명률이 낮아지자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델타 때도 그렇지만 확진자가 많이 증가할 때는 백신을 맞으면서 감염되는 사례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라며 "백신 면역반응에 코로나19까지 같이 감염되기 때문에 폐렴이 오는 등 몸이 훨씬 힘들어 확산세가 거셀 때는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백신을 접종한 뒤 오미크론에 대한 면역이 생기는 경우가 70%도 되지 않고, 접종하더라도 한 달은 지나야 항체가 만들어진다"라면서 "오미크론 대응 방법으로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도 "정부가 이미 오미크론을 감기처럼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라며 "백신 접종에 지나치게 집중할 필요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적어도 2~3주는 지나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고령자의 경우 효과도 많이 떨어진다"라며 "백신 접종은 고위험군, 고령자, 미접종자와 접종 희망자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