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계좌 등장…짙어지는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국힘 해명 없던 계좌 범죄일람표에 등장
'가장·통정매매 의심' 거래 106회
"혐의 벗으려면 전체 거래 내역 공개 해야"

입력 : 2022-02-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증권거래 계좌가 추가로 공개되면서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김 씨가 단순 '전주(錢主)'를 넘어 '주범'으로 활동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김 씨가 단순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 관련 매매 내역을 전부 공개하지 않는 이상 의혹을 완전히 떨치기는 어려워보인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금까지 공개된 김 씨 명의의 증권계좌는 총 5개다. 1개는 지난해 10월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신한금융투자 계좌다. 나머지 4개는 최근 추가로 드러난 미래에셋증권·DS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대신증권 계좌다. 이 4개 계좌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관련 공소장에 첨부된 범죄일람표를 통해 확인됐다. 신한금투·미래에셋·DS 계좌는 주가조작 일당인 2명의 '선수'가 관리했으며, 한화·대신증권 계좌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유도에 따라 김씨가 직접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5월 도이치모터스에서 돈을 다 뺐다는 당초 윤 후보 측의 해명과 달리 추가 계좌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김 씨가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 김씨 명의의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가 284건 발생했다는 점까지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 증폭되고 있다.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공소장의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김 씨 명의의 계좌로 가장·통정매매로 보이는 거래가 106번, 고가매수·물량소진·허수매수·시종가관여 등으로 보이는 거래가 178번 발생했다. 
 
윤 후보 측은 김 씨의 주가조작 연루를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검찰이 2년간 수사하고도 증거가 없어 기소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피해자'라는 주장도 유지되고 있다. 현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된 김 씨 수사는 종결되지 않은 상태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건희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간 분산매매해왔고, 거래 구간에 따라 수익을 보거나 손해를 봤다"며 "특정 기간을 임의로 설정하면 매수량과 매도량이 일치하지 않아 수익 계산이 부풀려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측은 "범죄일람표의 근거가 되는 자료와 내용에 대한 해석에 상당한 오류가 있다"며 "구체적인 분석을 마치는 대로 법적 조치 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 관련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전체 거래 내역을 공개하는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 측이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 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 금액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연맹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은 김건희 씨가 2010년 1월12일부터 29일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57만5760주를 매수해 보유하다가 같은 해 5월20일 본인 명의의 동부증권계좌로 전부 이체한 것까지만 공개했다"며 "국민의힘이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려면 동부증권으로 이체된 도이치모터스 주식 57만5760주가 언제, 얼마에 매도되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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