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22일 익산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군산·익산·목포=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국민의힘이 20대 대선 호남 득표율을 30%로 재상향 조정한 가운데 윤석열 후보는 2월에만 호남을 4번이나 찾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랜 세월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이 경제·문화적으로 뒤처졌다는 '호남홀대론'을 주장하며 민주당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다.
윤 후보는 23일 전남 목포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저는 영남의 심장 대구 달성과 동성로 중심가에서 호남이 잘 되는 것이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이고 영남이 잘 되는 것이라고 외쳤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이 목포에서도 저는 대구가 잘 되는 것이 목포가 잘 되는 것이고 대한민국 전체가 잘 되는 것이라고 외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목포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 후보는 호남 독점 정치의 폐해로 지역의 더딘 발전을 집중 공략했다. 그는 앞서 지난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 유세에서 "복합쇼핑몰 유치 누가 반대하나. 민주당이 반대하지 않았나"라며 "수십년에 걸친 이 지역의 민주당 독점 정치가 광주와 전남을 발전시켰냐"고 물었다. 민주당이 오랜 기간 호남을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정작 지역 발전에는 걸림돌이 됐다는 주장이다.
윤 후보는 22일과 23일 이틀간 호남 유세에서도 이러한 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전날 군산 유세에서 "광주 시민이 원하고 또 기업이 가겠다고 하는 것을 막는 그런 정권이라면 어떻게 호남을 발전시키겠냐"고 했고, 이어진 익산 유세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이 계셨으면, 이 호남에 주민이 원하고 기업이 들어오겠다고 하는 복합쇼핑몰 유치를 먼저 추진하셨을 것이다. 반대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후보는 지역 산업 발전 방안을 선물로 제시했다. 군산에서는 군산·김제·부안을 묶은 새만금 메가시티 구축과 조선소 재가동 지원 등을, 익산에서는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지와 국제식품비즈니스센터 조성 등을 약속했다. 목포 역시 해양관광과 수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목포역 앞에서 열린 유세현장에 도착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호남홀대론은 앞서 2016년 총선에서도 힘을 발휘한 바 있다. 당시 홀대론을 앞세운 국민의당은 호남을 휩쓸며 제3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북 10개 지역구 중 7곳, 광주 8곳 모두, 전남 10곳 가운데 8곳 등 호남에서만 총 23석을 차지했다. 호남에서의 압승에 비례대표를 포함해 38석을 획득했다.
국민의힘 역시 호남홀대론을 앞세워 호남 득표 30%를 목표로 설정했다. 앞서 20%에서 25%로, 또 다시 30%로 거듭 상향 조정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0% 전후를 기록 중이고, 일부 조사에서는 30%대가 나오는 등 변화된 기류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26차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19.9%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군산·익산·목포=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