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장기 성장에 필요…유력 친환경 발전사업자 등극할 것"

(인터뷰)정석원 Solution & Platform 추진단 팀장 "2030년까지 3.6GW 확보"

입력 : 2022-02-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장기간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태양광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내 유력 친환경 발전 사업자로 등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7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한 SK(034730)에너지의 정석원 Solution & Platform(솔루션앤플랫폼) 추진단 팀장은 "전통 석유 비즈니스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산업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됨에 따라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석원 SK에너지 솔루션앤플랫폼 추진단 팀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에너지는 정유사 중에서는 최초로 지난 2019년부터 친환경 에너지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태양광 발전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현재 자체 운영 중인 주유소 및 화물차 운전자의 휴게소 '내트럭하우스'의 캐노피·옥상·유휴부지를 활용해 총 20곳에서 총 2.3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태양광 설치 목표는 현재 현황보다 막대하게 불어난 규모다. SK에너지는 8년 뒤인 오는 2030년까지 전국에 3.6기가와트(GW)의 태양광 자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연간 약 110만가구에 전력 제공이 가능한 규모인데다 현재 운영 규모의 1565배가 넘는다. 이를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해 6월22일 태양광 발전소 시공 전문기업인 에스피브이와 체결했다.
 
지난해 6월22일 강동수 SK에너지 S&P추진단장이 서울 종로구 소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에스피브이와의 ‘서울시 내 태양광 발전 자원 확산 방안 공동 개발’ MOU 체결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SK에너지가 주목한 키워드는 그동안 태양광 확대가 활발했던 서울이다. 에스피브이와의 협약을 통해 서울 내 태양광 자원을 확보를 시작으로 목표치 달성을 향해 나아가기로 했다. 'SK에너지의 태양광 사업에서 서울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질의에 정 팀장은 "작년 1월, 서울시와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 필요성에 공감해 SK주유·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설비와 전기차 충전설비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키워드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이다. SK에너지는 지난 9일 서울 금천구 SK박미주유소에 국내 최초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열었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주유소에 태양광·연료전지 등 전원을 설치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는 주유소 기반 혁신 사업모델이다.
 
20.6킬로와트(kW) 규모의 태양광과 300kW 연료전지 등 발전 설비를 통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한다. 현재는 전기사업법상 발전 사업자가 전기판매업을 겸할 수 없기 때문에, 생산 전기를 한국전력공사(한전)에 판매해야 한다. 이후 관련 법령이 정비가 되면 생산 전기를 주유소에 설치된 초급속·급속 전기차 충전기 2기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향후 전기차 운전자들은 친환경인 태양광 발전 설비로 만든 ‘친환경 전기’로 전기차로 충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원래 주유소에 연료전지를 설치하는 것은 안전 문제로 제한됐으나 SK에너지 등의 요청으로 정부가 시범적으로 SK박미주유소에서 안전 규제를 풀어주는 규제샌드박스를 적용한 것이다.
 
SK에너지는 지난 9일 서울 금천구 SK박미주유소에 국내 최초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열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에너지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이 효율적인 태양광 발전에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팀장은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의 태양광 설비는 캐노피(주유소 지붕)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발전을 하기 때문에 별도의 부지 확보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며 "지상형 태양광 대비 건물형 태양광은 REC 가중치 1.5를 적용받을 수 있어, 동일 면적 기준 경제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했음을 정부가 인증해주는 제도다. 일정 규모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사업자는 일정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하든지, 다른 발전사업자의 REC를 구입해서 채워넣어야 한다.
 
정부가 인정하는 REC 가중치는 지상에 설치한 태양광 1.0, 건물 설치 1.5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태양광 설비의 REC가 지상에 설치한 태양광 REC보다 1.5배 더 비싸게 팔린다는 이야기다.
 
물론 철저한 안전 관리는 필수다. 정 팀장은 "태양광 설비에 대해 철저한 안전 관리 및 감독을 통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며 "별도의 태양광 유지 보수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발전소를 정기 점검하고, 문제 발생 시 대응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자원 관리 IT 솔루션을 통해, 태양광 발전소의 현황을 실시간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체 유휴시설만 활용해서는 목표치 달성이 힘든 상황이다. SK에너지는 상가, 주택 등을 활용하고 다른 사업자의 태양광 발전소를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 팀장은 "에스피브이와 1차적으로 설치 가능 여부 확인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한 후, 설치 가능한 상가·주택·공장 소유주에게 태양광 발전 사업을 제안할 것"이라며 "기존에 운영중인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확보를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고양백마주유소 태양광. (사진=SK이노베이션)
 
지난 2003년 SK그룹에 입사한 정 팀장은 2009년 SK에너지의 '주유소 롤 모델' 활동에서 개인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전통적인 주유소 업무에서 실적을 올린 정 팀장은 2020년 미래성장TF 팀장을 거쳐 현재는 주유소가 태양광이라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수행하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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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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