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이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는 응답은 29.5%에 불과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폐기를 선언하고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 계승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4대강 논란은 대선의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28일 대구 유세에서 "낙동강을 재자연화해야 한다"며 "다시 4대강 (사업을)하면 되겠느냐"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4대강 복원 성과를 소개하면서 간접적으로 논란에 가세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4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27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가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폐기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 50.9%,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 29.5%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9.5%로 집계됐다.
지난주 결과와 비교해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응답은 49.0%에서 50.9%로 1.9%포인트 늘었다. 반면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은 30.8%에서 29.5%로 1.3%포인트 줄어들었다.
논란은 윤 후보가 불을 지폈다. 앞서 지난 15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비교 분석을 위한 질의서' 답변에 따르면, 윤 후보는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4대강 재자연화 사업을 3대 폐기 과제로 분류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가 "이명박정권의 4대강 파괴사업 계승이냐"고 따진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4대강 복원 성과를 강조하며 간접적으로 참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는 18일 경북 상주를 찾은 자리에서 "민주당 정권은 이명박 대통령께서 하신 보사업, 4대강 보 사업을 폄훼하며 부수고 있다"며 "지켜내겠다. 걱정하지 마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연령별로 비교해보면 전 연령대에서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지지하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30대와 40대, 50대에서 4대강 재자연화 정책에 대한 지지가 두드러졌다. 30대 54.4%, 40대 62.5%, 50대 56.1% 등 절반 넘게 현 정부의 4대강 정책을 지지했다. 20대에서도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응답이 46.9%로,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는 응답 27.1% 보다 높았다. 지난주 조사에서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던 60대 이상에서도 이번주에는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 40.9%,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 36.0%로 오차범위 내에서 4대강 재자연화 지지 목소리가 더 컸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자연화 정책을 지지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44.9%, 경기·인천 51.8%로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강원·제주와 대전·충청·세종에서도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강원·제주 54.3%, 대전·충청·세종 48.8%가 현 정부 4대강 정책을 지지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에서는 73.7%가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에 동의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절반이 넘는 52.3%가 4대강 재자연화 정책 추진에 공감했다. 반면 대구·경북(TK)에서는 42.2%가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은 35.1%로 나타났다.
정치성향별로는 중도층에서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지지하는 응답이 51.9%로,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는 응답(21.6%)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중도층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 지지는 지난주와 비교하면 49.4%에서 51.9%로, 2.5%포인트 상승했다. 보수층에서는 52.0%가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추진돼야 한다고 했고, 진보층에서는 77.9%가 문재인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에 동의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6%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452명, 응답률은 11.1%다.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