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8일 강원도 강릉시 월화거리광장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강릉=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강원 강릉을 찾아 연고주의를 강조하며 시민들과 정권교체 의지를 다졌다. 그는 민주당의 정치개혁안 발표와 관련해 민주당이야말로 정치개혁 대상자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북한이 핵 개발을 중지하고 국제 핵사찰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대북경제개발기금 등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28일 강원도 강릉시 월화거리광장 유세에서 "(민주당)사람들 국민을 얼마나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로 아나. 이틀 전에 민주당 대표가 개헌을 필요로 한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며 "다수당 횡포짓 다해오다가 대선 열흘 남겨놓고 무슨 놈의 정치개혁이란 말인가. 정치개혁은 이 무도한 민주당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바로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정부와 여당, 이재명 후보를 정치개혁 대상자로 규정했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겨냥해 "어제 얘기, 오늘 얘기, 내일 얘기, 아침 얘기, 저녁 얘기, 맨날 바꾸는 거짓말 금메달 리스트가 누군가. 도시 개발한다고 사업 벌려놓고 3억5000만원 들인 일당에게 1조원 수익을, 이런 부정부패를 자행한 사람이 누군가"라며 "국민을 얼마나 가붕개로 알고 무시하면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놓나. 이게 정상 정당이 맞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붕개'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2012년 트위터에 올린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글에서 나왔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 때 해당 글이 다시 언급되면서 '가붕개'는 평범한 국민을 지칭하는 뜻으로 통용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8일 강원도 강릉시 월화거리광장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 후보는 북한과 접경 지역인 강원 표심을 흔들기 위한 전략으로 대북 안보관을 들고 나왔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우리가 재래식 전력에서 북한을 압도하기 때문에 북한이 자기 생존을 위해 핵 개발해서 배치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한다. 말이 되는가"라며 "작년 12월11일 다부동 전적비 앞에서 이따위 소리하는 사람이 국군 통수권자가 돼서야 되겠나"고 강하게 비난했다.
윤 후보는 북한이 핵 개발을 중지하고 국제 핵사찰을 수용하면 북한과의 교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공산주의니 빨갱이 타령하면서 그런 식의 정치하고 그런 식으로 정권 얻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정상적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이 말"이라며 "북한이 핵 개발만 중지하고, 국제 핵사찰을 받으면 저는 대한민국의 정부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대북경제개발기금을 만들고, 북에도 첨단 과학기술 산업을 발전시킬 용의가 있다. 그리고 북한과 문화 교류, 인도적 교류는 얼마든지 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강릉 만세"를 외치며 연고에 기대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제가 아시다시피 강릉의 외손 아니겠나. 저희 할머니가 이 성남중앙시장 안에서 가게를 하셨고, 국민학교 시절 방학에 내려오면 제일 먼저 할머니 가게부터 가서 인사드리고, 어릴 때 추억이 밴 이 장소에서 시민 여러분들 모시고 대통령선거 유세를 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며 강릉과의 인연을 설명하는 데 연설 초반을 할애했다. 연설 마지막에는 "강릉시민 여러분을 뵈니 어린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면서 제가 시민들을 모시고 이곳에서 대통령선거 유세를 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 못 하고 정말 감격스럽다. 여러분의 외손이 강릉과 강원도를 확 바꾸겠다"며 "강릉 만세, 강릉시민 여러분 만세, 강원도 만세,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쳤다.
강릉=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