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코로나가 계속 퍼지고 있는데 왜 방역패스를 왜 중단하지? 그런데 어차피 소용 없었잖아."
방역패스 해제 첫날인 1일, 식당과 카페 등에서는 입구에 설치된 코로나19 접종 확인용 스마트폰이 모두 철수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확산이 일파만파인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패스 일시중단이 편리할지 몰라도, 언제 다시 바뀔지 모른다는 반응이다.
서울 용산구 용문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정부가 방역패스를 도입했을 때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한다. 83세라는 고령의 나이인지라 기계 사용도 익숙치 않고, 오류가 나면 인근 가게에 도움을 청해야 했으며, 수십년 인연이 있던 고령 단골 손님들도 음성 확인서 발급 등의 번거로움 때문에 발길이 뚝 끊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손님들한테 스마트폰(백신접종·음성확인서) 찍으라 하기 불편했는데 잘 됐지. 찍어도 계속 퍼졌잖아"라며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까 안심콜 안내문은 계속 붙여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역패스 해제가 손님 입장 시 번거로운 과정만 줄었을 뿐, 매출 타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방역패스는 폐지가 아닌 일시중단에 불과한데다 언제 방침이 또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아울러 폐업을 결정한 곳은 갑작스럽게 바뀐 방침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사태를 맞았다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체형교정센터 운영자는 "이곳은 백신을 맞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이 많이 오는 곳이었는데, 백신패스 도입 이후에 발길이 모두 끊겼다"라며 "코로나가 시작되며 직원들도 다 내보내고 혼자 겨우 운영하다가 며칠 전에 폐업했는데 이제 와서 방역패스를 해제한다니 정부는 여태 뭘 했나 황당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방역패스가 해제되면서 백신 접종이 다소 더뎌질 수 있을 가능성도 나온다. 방역패스 도입 당시 미접종자들의 반발이 거셌는데, 이제는 자영업장을 방문할 때 굳이 번거로운 증명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질병청 홈페이지의 인기 검색어는 백신 접종과 관련된 예약조회와 예약취소가 각각 상위에 올라와 있었다.
시민단체들도 백신패스 해제에 이어 접종의무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갑자기 사망한 사례가 많으나, 정부가 이에 대한 원인 규명에 뒷짐진 채 4차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진실규명의사회 관계자는 "성인 95%가 백신을 접종했는데 백신패스를 밀어붙이더니 갑자기 돌변해 이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며 "하루 만에 손바닥 뒤집듯 하는게 정부의 방역인가"라고 비판했다.
방역패스 해제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방역패스 중단과 관련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