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명박정부 시기였던 2009년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 기획수사 의혹’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미주 한인매체인 <선데이저널>이 지난 2일 공개한 윤 후보의 4시간짜리 육성파일 보도에 따르면 윤 후보는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와 관련해 “노무현을 잡으려고 박연차를 잡겠다고 한 것인데 박연차가 그것을 알고 구속돼 가지고 송치돼 오자마자, 구속되자마자 (대검) 중수부에 영장이 딱 떨어지니까 ‘나 노무현에게 돈 줬다’고 했잖아”라고 말했다.
이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시작된 당시 검찰수사가 처음부터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기획수사임을 인정하는 발언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08년 이명박정부에서 세무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를 받았다. 2009년에는 노 전 대통령의 형과 핵심 측근들에 이어 조카사위와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까지 수사를 받았다.
이후 검찰은 그해 4월30일 ‘포괄적 뇌물죄’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했고, 같은 해 5월23일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의 소환조사 20여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선택에는 이명박정부의 수사 밀어붙이기가 있었다는 윤 후보의 증언도 나왔다. 그는 “(대검에서) ‘야 이거 어렵다’고 미적대니까 중수부장, 수사기획관 싹 바꿔버린 것 아니냐”며 “이명박정부 최대 패착이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검찰수사 초기 최재경 당시 대검 수사기획관이 노 전 대통령까지 수사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음에도 이명박정부에서 수사를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명박정부는 중앙수사장과 수사기획관까지 교체했다. 실제로 당시 이명박정부의 대검 중수부장에 기용된 중수부장과 최재경 수사기획관은 지난 2009년 1월 각각 이인규·횽만표로 교체됐다.
이와 함께 윤 후보는 대장동 50억 클럽 멤버로 알려진 박영수 전 특검과 인연이 20년 이상 됐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박 전 특검이) 중수부장 때 안 게 아니고, 내가 초임 검사 시절이던 1996년에 강릉지청에서 근무했는데 박영수 선생이 몇 번 놀러와 엄청 술을 먹고”라며 “우리 청장님이 ‘오늘 박영수 만나러 가자는데 너도 같이 가자’ 이래 가지고 서울 와서 저녁도 같이 먹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박영수 원장하고 가까워지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여튼 그 모임을 거의 20년 가까이 해왔다”며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는 훨씬 이전부터 인연이 있고, 그냥 중수부장과 연구관으로 만났으면 거기에(최순실 국정농단사건 특검) 안 가지”라고 했다.
그간 윤 후보는 박 전 특검을 대검 중수부장과 연구관으로 처음 알게 됐고, 박 전 특검이 윤 후보의 수사력을 높이 평가해 최순실 국정농단사건 특검 수사팀장으로 발탁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윤 후보의 발언은 지난 1996년 강릉지청 근무 시절부터인 20년 이상 이어졌다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오전 부산 사상구 이마트 사상점 앞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