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부처, 결국 '수도권'과 '2030'(종합)

서울 '윤석열'·경기·인천 '이재명' 우위로 수도권 대등
2030 여성 표심, 막판 이재명 결집…윤석열, 이대남 집중 '패착'

입력 : 2022-03-09 오후 10:00:17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6일 서울 도봉산 입구와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역 광장에서 각각 선거 전 마지막 주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0대 대선의 최대 승부처는 결국 수도권과 2030이었다. 부동산 등 각종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도권과 어느 후보에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은 2030 표심이 대선을 역대 최대 접전으로 끌고 갔다. 수도권, 특히 서울과 2030에서 크게 고전했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로서는 인천·경기의 승리와 2030 여성표심의 결집으로 막판 대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9일 지상파 3사 및 JTBC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선을 피 말리는 접전으로 끌고 간 것은 예상대로 수도권과 2030세대 표심이었다. 수도권은 유권자 수가 서울 834만명, 경기 1143만명으로 총 유권자의 절반이 모인 최대 표밭이다. 당초 서울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우세, 경기·인천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박빙 우세가 전망됐다. 이 후보는 서울의 부동산 민심 파고를 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도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로 '깜깜이'로 불리는 블랙아웃 기간 여론조사를 봐도 서울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40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2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서울 지지율은 이재명 41.9% 대 윤석열 52.1%로 윤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크게 앞섰다. 경기·인천은 이재명 47.3% 대 윤석열 45.9%였다. 
 
하지만 이 후보는 방송 3사 여론조사 결과 경기·인천에서 윤 후보와의 차이를 벌리며 서울에서의 약세를 만회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의 예상 득표율이 이재명 45.4% 대 윤석열 50.9%로 윤석열 후보가 5.5%포인트 앞선 반면, 경기·인천에서의 예상 득표율은 이재명 50.8% 대 윤석열 45.9%로 이재명 후보가 4.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지난달 15일 서울시내 한 거리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또 다른 승부처는 2030세대였다. 특히 막판까지 표심의 흐름이 잡히지 않았던 2030 여성들이 최종적으로 누구를 선택할지가 이번 대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20대 남성 유권자의 지지가 윤 후보로 쏠리는 흐름이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된 반면, 20대 여성은 여론조사 응답률 자체가 낮아 표심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윤 후보가 지나치게 이대남(20대 남성)을 의식, 갈라치기에 몰두하면서 여성 표심이 이 후보로 결집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의 패착이자, 이를 기획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책임론도 불가피해졌다. 
 
같은 여론조사에서도 20대와 30대에서의 두 후보 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이 후보는 지지율이 지난주 대비 20대 35.9%에서 42.8%로 6.9%포인트, 30대 36.9%에서 45.2%로 8.3%포인트 오르면서 윤 후보와의 격차를 20대 5.0%포인트에서 3.5%포인트, 30대 7.1%포인트에서 3.7%포인트로 줄일 수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대 이재명 42.8% 대 윤석열 46.3%, 30대 이재명 45.2% 대 윤석열 48.9%로 나타났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20대와 30대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이 펼쳐졌다. 20대 이하의 경우 이재명 47.8% 대 윤석열 45.5%로 조사됐다. 30대에서는 이재명 46.3% 대 윤석열 48.1%였다. 20대에서는 이 후보가 2.3%포인트, 30대에서는 윤 후보가 1.8%포인트 앞섰다. 2030 표심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된 데에는 2030 여성 표심의 지지가 절대적이었다. 20대 남성은 이재명 36.7% 대 윤석열 58.7%, 20대 여성은 이재명 58.0%, 윤석열 33.8%로 나뉘었다. 30대 남성은 이재명 42.6% 대 윤석열 52.8%, 30대 여성은 이재명 49.7% 대 윤석열 43.8%로 조사됐다.
 
두 후보가 상반된 세대 공략 전략을 들고 나온 가운데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와 군 장병 월급 대폭 인상 등 젊은 남성 표심에만 집중하면서 2030 여성은 이 후보에 결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세계 여성의 날 메시지로 여가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와 같은 '젠더 갈라치기' 논란을 불러왔던 공약들을 재소환하면서 2030 여성들의 분노를 샀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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