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여성표심 결집에 2030 대반전…서울은 고전(종합2보)

20대 대선 '대혼전'…'1%p 미만' 역대 최대

입력 : 2022-03-09 오후 11:18:12
 
이재명(왼쪽) 민주당 후부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접전을 넘어 초접전이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상파3사·JTBC의 20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 피 말리는 박빙 싸움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블랙아웃) 직전 보였던 이 후보의 추격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원동력은 2030 여성 표심의 결집이었다. 이 후보가 승리할 경우 대역전이다. 국민의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민주당은 환호를 지르며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당선자 윤곽은 9일 자정을 넘어 10일 새벽에나 드러날 전망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출구조사를 실시해 오후 7시30분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결과에는 지난 4일과 5일 사전투표 보정치가 반영됐다. 지상파 3사 결과 윤석열 48.4% 대 이재명 47.8%이었다. 반면 지상파 3사와는 별도로 자체 출구조사를 시행한 JTBC 결과에서는 이재명 48.4% 대 윤석열 47.7%였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나타난 두 후보 간 격차(0.6%포인트)는 역대 대선과 비교해 봐도 가장 접전이다. 지금까지 대선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가장 좁았던 때는 지난 1997년 15대 대선이었다.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40.3%를 얻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38.7%)를 불과 1.6%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됐다. 2002년 열린 16대 대선 역시 2.3%포인트 차이의 접전이었다.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48.9%를 득표해 이회창 후보(46.6%)를 제치고 당선됐다. 2017년 열린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51.6%를 얻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48.0%)에게 3.6%포인트 앞서며 당선됐다. 
 
이번 지상파 출구조사 지역별 예측치를 보면 서울 윤석열 50.9% 대 이재명 45.4%, 인천 이재명 49.6% 대 윤석열 45.6%, 경기 이재명 50.8% 대 윤석열 45.9%였다. 이 후보가 서울에서의 고전은 이어갔지만 직전 경기도지사 프리미엄을 살려 경기와 인천에서는 앞섰다.  
 
부산 윤석열 57.8% 대 이재명 38.5%, 울산 윤석열 56.5% 대 이재명 39.1%, 경남 윤석열 57.1% 대 이재명 39.0%였다. 이 후보는 PK에서 40% 가까운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선전했다. 대구는 윤석열 72.7% 대 이재명 24.0%, 경북은 윤석열 72.1% 대 이재명 24.6%였다. TK는 여전히 강한 보수 성향을 드러냈지만, 이 후보가 20% 넘는 득표율을 올릴 것이 확실시돼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지역 연고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구원으로 얽힌 윤석열 후보에게 마음을 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역대 대선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중원 싸움도 치열했다. 대전 윤석열 48.2% 대 이재명 47.3%, 충남·세종 윤석열 48.2% 대 이재명 47.2%, 충북 윤석열 50.3% 대 이재명 45.0%였다. 윤 후보가 부친과 조부가 충청 출신인 점을 들어 "충청의 아들"을 자임하며 지역 연고에 기댔지만, 사드 추가배치 등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호남은 이 후보의 압승이었다. 광주 이재명 83.3% 대 윤석열 13.7%, 전남 이재명 83.7% 대 윤석열 13.3%, 전북 이재명 82.6% 대 윤석열 14.4%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0% 안팎으로 나오자 이에 고무돼 득표율 목표치를 30%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변은 없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윤석열 후보와 전격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이에 따른 역풍이 불었다는 해석이다. 안 대표는 단일화 직전 호남을 찾아 호남 민의를 반영하지 않은 채 바른정당과 합당했다며 이에 대해 사죄했으나, 이번에도 순전히 자기 의사만으로 단일화와 합당에 합의해 강한 배신감을 심어줬다. 
 
강원은 윤석열 54.3% 대 이재명 41.2%였고, 제주는 이재명 52.2% 대 윤석열 42.5%로 집계됐다. 
 
JTBC 출구조사 지역별 예측치를 보면 서울 윤석열 51.2% 대 이재명 45.2%, 인천 이재명 49.6% 대 윤석열 45.7%, 경기 이재명 51.9% 대 윤석열 44.2%였다. 지상파 3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이 후보는 서울에서 고전을 이어갔다. 역대 민주당이 배출한 대통령들은 수도권 승리를 전제로 대권을 쟁취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이 후보로서는 서울에서의 패배는 아프게 다가왔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윤석열 58.2% 대 이재명 37.6%였고, 대구·경북(TK)에서는 윤석열 71.8% 대 이재명 23.8%였다. 반대로 광주·전라에서는 이재명 86.5% 대 윤석열 11.7%로 지역별 대비가 뚜렷했다. 중원인 대전·세종·충청에서는 윤석열 48.2% 대 이재명 47.0%였으며, 강원·제주에서는 윤석열 49.8% 대 이재명 45.9%였다.
 
지상파 출구조사 연령별 예측치를 보면 20대 이하에서 이재명 47.8% 대 윤석열 45.5%, 30대 윤석열 48.1% 대 이재명 46.3%였다. 2030에서 크게 뒤지던 이 후보는 이대남(20대 남성)에 집착하는 윤 후보의 빈틈을 파고들며 젊은 여성 표심을 적극 공략했고, 이를 바탕으로 20대에서 대역전을 이룰 수 있었다. 40대에서는 이재명 60.5% 대 윤석열 35.4%로, 40대가 이 후보의 굳건한 지지 기반임을 증명했다. 50대에서도 이재명 52.4% 대 윤석열 43.9%로, 이 후보가 앞섰다. 60대에서는 윤석열 64.8% 대 이재명 32.8%, 70대 이상에서는 윤석열 69.9% 대 이재명 28.5%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압도했다.
 
지상파 성별 예측치로는 전체 남성에서 윤석열 50.1% 대 이재명 46.5%였고 전체 여성에서는 이재명 49.1% 대 윤석열 46.6%였다. 세부적으로 20대 이하 남성 윤석열 58.7% 대 이재명 36.3%였지만,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이재명 58.0% 대 윤석열 33.8%로 정반대였다. 30대 남성 윤석열 52.8% 대 이재명 42.6%였지만 30대 여성에서는 이재명 49.7% 대 윤석열 43.8%로 역시 정반대였다. 
 
JTBC의 연령별 예측치를 보면 이 후보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JTBC의 성별 예측치를 보면, 전체 남성 유권자 49.5%가 윤석열 후보에게, 여성 유권자 49.6%가 이재명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20대 이하 남성 윤석열 56.5% 대 이재명 38.2%였지만 20대 이하 여성을 보면 이재명 60.2% 대 윤석열 31.5%로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30대 남성에서는 윤석열 48.6% 대 이재명 47.8%로 박빙이었으며, 30대 여성에서는 이재명 52.2% 대 윤석열 41.7%로 이 후보가 앞섰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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