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만7549명을 기록한 10일 서울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서 파생한 스텔스 오미크론의 검출률이 높아지면서 확산세 정점이 당초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해외에선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 유행으로 두 차례 정점을 보인 사례가 있어 확산 방지 대책이 요구된다.
1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감염 사례 가운데 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은 지난달 넷째 주 10.3%에서 이달 첫째 주 22.9%로 올랐다. 일주일 만에 10%포인트(p)나 증가한 셈이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오미크론(B.1.1.529)의 하위 변이 출현으로 나타난 자매종 중 여러 나라에서 다수 발견된 변이형(BA.2)을 일컫는다.
이 변이는 지난해 11월 필리핀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여러 국가에서 우점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의 특징은 해외에서 주로 사용되는 진단검사 방식으로 검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명칭에 은폐를 뜻하는 스텔스가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오미크론과 비교하면 돌연변이가 더 많고 전파력도 약 30배 강하다고 평가된다. 단,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에선 기존 오미크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따른 확산세다. 당초 전문가들은 인구의 20%가 감염되면 확산이 정점을 찍고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현재 누적 확진자의 약 2배인 1000만명이 코로나19에 걸려야 한다.
코로나19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나타난 덴마크(붉은 선)와 한국(녹색 선)의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그래프. (자료=아워월드인데이터)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확산하면 정점을 찍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프가 소폭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덴마크는 지난 1월30일 역대 최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점차 감소하다 지난달 13일 다시 최다 확진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미크론 유행으로 정점을 찍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스텔스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다시 확진자가 불어난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덴마크 확산 경향을 보면 확진자가 정점을 찍고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는데 우세종이 된 스텔스 오미크론의 영향"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스텔스 오미크론이 환자 폭증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거리두기나 학교 등교 등 방역을 완화하는 것도 확진자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스텔스 오미크론뿐 아니라 여러 조건이 겹쳐 이제는 예측이 어려워졌지만 확실한 것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정점을 치고 빠르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이 덴마크보다 높아 같은 잣대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스텔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확진자 증가는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덴마크의 성인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약 80%다. 반면 우리나라는 18세 이상 성인의 96.2%가 기본접종을, 72%가 추가접종까지 완료했다.
그는 "우리나라 데이터는 아니지만 스텔스 오미크론 전파력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30% 높다고 알려졌다"라면서도 "우리나라는 백신을 맞은 비율이 훨씬 높아서 (양상이) 다를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정기석 교수는 또 "우리나라에서 쌓인 데이터가 아니라 스텔스 오미크론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라며 "다만 앞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확실한 만큼 지금보다 신규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곤란하다"라고 우려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