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늘부터 가까운 병원에서도 한번에 확진 여부 알 수 있는데, 굳은 날씨에 거리도 멀고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선별진료소까지 안 가도 되니 편리하다.”
14일 오전 11시쯤 서울 중구 소재 한 병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한 회사원은 이날부터 바뀐 검사체계가 한층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이날부터는 동네 병·의원에서도 확진 여부를 알 수 있는 새로운 검사체가가 적용된다. 따라서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지 않고 병원에서 바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았을 때, 양성이 나오면 PCR검사를 따로 받지 않아도 확진이 인정된다.
이에 이날 오전부터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는 동네 병원과 의원은 일제히 분주해진 모습이었다. 병원이 문을 여는 오전 9~10시부터 대기 현황에 대한 전화 문의도 쉽지 않았고, 전화 연결이 돼도 이미 오전 검사를 마감한 곳이 부지기수였다.
중구 소동공의 한 정형외과를 방문한 회사원은 “비도 오는데 굳이 밖에 있는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진료비 5000원이 들어도 가까운 병원에 왔다”며 “내과나 이비인후과는 점심 이후에나 접수가 가능하다고 해서 정형외과에 문의를 했는데 대기 시간이 짧아서 눈치 작전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부터는 진료과목과 상관 없이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병원에 직장인들이 빽빽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스스로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는 것 보다 전문가가 직접 하는 신속항원검사 정확도가 높을 것이라는 판단과, 신속항원검사 후 양성 판정을 받고 다시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월요일은 다른 요일과 비교해 환자 수가 많은데다, 바뀐 진단체계가 맞물리며 병원 측도 혼란에 빠진 모습이었다. 그동안 확진 판정은 PCR 검사 후 하루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보건소에서 연락이 가지만, 이날부터는 병원에서 직접 확진 여부를 알려주기 때문에 환자들의 문의도 덩달아 많은 모습이었다.
종로구 청진동의 한 의원은 “확진자들의 문의에 대해 어떻게 안내해야 하는지 우리도 알아보고 있다”며 “지금 질병청도 마비라서, 일단 자택에서 대기하면 보건소에서 연락을 줄 거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가검사키트로 음성 판정을 받아도, 호흡기 질환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을 경우는 병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양성 판정을 받아야 PCR 검사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절차의 번거로움과 확진자 분류 시기가 늦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방역당국은 확진자의 양성 판정과 치료 시기를 앞당기고,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도 확진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따라서 동네 병원과 의원에 검사자가 몰린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비 내리는 날씨가 겹치며 임시선별진료소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는 오전 9시 이전까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수십미터의 긴 줄이 형성됐지만 병원 진료가 시작된 시간부터는 줄을 서지 않아도 바로 검사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검사자들의 동선을 안내하던 한 직원은 “확실히 검사자가 줄어들었다”라며 “비가 오기 때문인지, 새로운 검사체계 때문인지는 조금 더 지나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서울 시내 한 이비인후과 병원이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