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민생현안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15일 강원도 산불현장을 찾는 등 이틀째 민생행보 중이다.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0.73%포인트 격차로 석패한 민심을 반추하면 지방선거가 결코 민주당에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아울러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과 맞물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을 집중 견제하겠다는 각오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강원도 동해시 국가철도공단 망상수련원에 마련된 산불피해 임시거주시설을 찾아 "이재민의 아픔과 어려움이 저희가 느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다"며 피해 주민들을 위로한 뒤 "강원도와 기획재정부 등과 상의해 이재민에게 충분한 지원과 보상이 이뤄지게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위원장은 강릉시 옥계면의 산불피해 현장을 찾아서도 "이번에 피해를 입은 것과 그간 (임업에)투자한 것을 감안해 지원되도록 하겠다"며 "산림을 가꾸는 것에 노력하는 분들을 각별히 챙기겠다"고 했다.
15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형산불 피해가 발생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남양2리에서 고기연 동부지방산림청장으로부터 산림 피해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위원장은 전날에는 비대위 출범과 첫 회의를 연 데 이어 '민생개혁법안 실천을 위한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전까지 민생국회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뼈와 살을 가는 마음으로 분골쇄신하겠다"며 "문재인정부의 안정적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 방역체계 및 손실보상, 재난지원금 추진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개선 등 정치개혁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추진 △부동산 세제 재검토 등을 논의했다.
비대위가 민생 현안에 몰두하는 건 78일 남은 6월1일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정부와 여당에 등을 돌린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다. 특히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0.73%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는 데 주목한다. 유권자 절반은 이 후보를 지지한 셈이고, 이를 근거로 지방선거 전망이 아주 암울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뉴스토마토>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2~13일 실시한 정례조사에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라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의 42.7%가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으로 출마한 후보를 택한다는 응답은 41.7%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4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개혁법안 실천을 위한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13대부터 19대 대선까지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직후 선거(총선 또는 지선)에서 승리한 건 7번 중 5번이나 된다. 대선에서 이긴 정당은 '대통령 배출'이라는 후광효과와 함께 '새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프리미엄을 직후 선거까지 누렸다. 그럼에도 20대 대선에서 불과 24만여표 차이로 석패한 결과와 현 여론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지방선거에 임하는 민주당의 상황이 완전히 나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른다. 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 운영위원인 오기형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선의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지방선거를 위해선 부동산 정책 보완, 정치개혁 등으로 민의에 부응해야 한다"고 했다.
5월10일 임기를 시작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되는 국민의힘을 어떻게 견제하고 강력하고도 실력 있는 야당 모습을 보여주느냐도 윤호중 비대위의 주요 과제다. 첫 시험지는 인사청문회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이 인수위를 구성했고, 총리 등 첫 조각의 하마평이 나온다는 점에서 오는 4월부터는 인사청문회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