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 복제약 생산 업체로 셀트리온이 선정됐다. 셀트리온은 MSD '몰누피라비르'에 이어 두 개의 코로나19 치료제를 생산하게 됐다. (사진=셀트리온)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복제약이 국내에서 생산된다.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의 역량이 입증됐다는 평가와 함께 거대 신약개발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셀트리온(068270)은 UN 산하 국제의약품특허풀(Medicines Patent Pool, 이하 MPP)과 팍스로비드 복제약 생산을 위한 라이선스 인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는 '니르마트렐비르'와 '리토나비르'로 구성된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로 증상 발현 5일 이내 경구 복용하는 약이다. 임상시험 3상 결과 90%에 달하는 중증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계약은 팍스로비드의 원개발사인 화이자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확대를 위해 국제기관 MPP를 통해 중저소득국가 판매를 허용하는 비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에선 셀트리온과 동방에프티엘 등 두 개 업체만 생산 업체로 선정됐다. 전 세계 기준으로는 12개국 35개 업체에만 라이선스가 부여됐다. 완제의약품 공급 업체로는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MPP와 라이선스 인 계약을 취득한 업체는 원료의약품 또는 완제의약품 공급을 담당한다. 완제품 개발과 생산은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068760)이 맡고 셀트리온이 해외에 공급한다. 제품 생산은 선진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cGMP) 시설인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에서 진행된다.
셀트리온그룹은 빠른 시일 안에 개발을 마치고 상업화에 돌입하기로 하고 개발 계획 수립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 복제약 생산 업체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1월 MSD의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 라이선스도 확보한 바 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이번 화이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제네릭 라이선스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내 그룹사의 케미컬 의약품 제조 기술력과 공신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범세계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접근성 확대에 대한 노력에 동참하겠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팍스로비드 복제약 생산 업체로 선정되자 업계에선 국내 기업들의 의약품 생산 역량이 입증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미 이전부터 의약품 생산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독보적"이라며 "의약품 생산에 관련된 부분에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산업계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졌다"라고 평가했다.
장기적 관점에선 신약개발 중심의 빅파마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이승규 부회장은 "전 세계 수준에서 봤을 때 아직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계는 거대 기업들을 추격하는 단계"라면서도 "이번 계약과 같은 경험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쌓을 수 있어 매우 건설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출발은 늦었지만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속도 있는 단계를 밟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