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지난달 2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청와대는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이전 계획에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당선인 측과 인수위에 이런 우려를 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신구 권력 간의 충돌은 불가피해졌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장관회의 결과와 관련한 브리핑을 통해 "새 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대통령 집무실, 비서실 등 보좌기구, 경호처 등 이전 계획에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특히 대통령 집무실과 국방부, 합참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을 가장 우려했다. 박 수석은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안보 역량 겹집이 필요하다"며 "정부 교체기에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 합참의 갑작스러운 이전이 국가위기관리센터의 안보 공백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 청와대를 중심으로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등 대공방어 체계를 조정하는 문제도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이전 계획이 차질 없이 준비된 가운데 이뤄지는 게 순리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입장을 인수위원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은 "시간에 쫓겨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국방부와 합참, 청와대 모두 보다 준비된 가운데 이전을 추진하는게 순리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당선인 측과 인수위에 이런 우려를 전하고 필요한 협의를 충분히 거쳐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며 특히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 안보와 군 통수는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오는 22일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예비비 편성 논의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비비 국무회의 상정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