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ICBM' 레드라인 넘었다…북, 핵실험까지 강행?

북, 예상보다 빨리 '5대 전략무기 과제' 이행…태양절 전후 군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핵실험 재개 전망…"북, 높아진 협상력으로 정세전환 꾀해"

입력 : 2022-03-27 오후 1:22:41
북한 조선중앙TV가 북한이 지난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명령,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발사한 이후 다음 수순으로 다음달 군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에는 북한이 전술핵 탄두를 갖고 7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7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다음달 15일 110번째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전후로 ICBM을 쏠 것으로 예측됐지만 예상 보다 일찍 발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신경 쓰는 사이, 더 강한 도발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또 '미국 대 러시아' 정면 대치에 따른 '미국 대 러시아·중국' 대립 구도 탓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ICBM 발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셈법도 ICBM 카드를 우선적으로 쓰게 된 배경이 됐다.
 
특히 이번 ICBM 발사의 경우, 차기 윤석열정부에서 대북 제재와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북한으로선 대화보다는 힘을 기르는 쪽을 선택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도발 강도를 점차 끌어올리며 협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북한은 대결의 장기화를 밝히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ICBM 발사 직후 "우리 국가 방위력은 어떠한 군사적 위협·공갈에도 끄떡없는 막강한 군사기술력을 갖추고 미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미국 등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대한 '대결' 의지를 전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북한은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앞으로 도발 강도를 점차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우선 한미를 동시에 압박하기 위해 다음달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전략무기를 선보이며 고강도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군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북한이 지난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명령,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전략무기 5대 과제를 제시했다"며 "연초부터 해서 3개월도 채 안 됐는데, 거의 3개(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7형, 군 정찰위성) 정도가 완성까지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7형에 이어)  다음은 군 정찰위성인데 군 정찰위성은 아직 시험단계에 멈춰있지만 태양절 즈음해서 아직 쏠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현재 전략무기 5대 과제 중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무인정찰기만 남아있다는 게 홍 실장의 설명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북한은 지난 2월27일과 3월5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으므로 24일의 신형 ICBM 시험발사에 이어 4월15일 김일성의 110회 생일 전에 군사정찰위성 발사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2017년에 시험 발사한 또 다른 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의 '검수사격시험'을 진행하거나 과거에 모형은 공개했지만 비행실험을 아직 하지 않은 SLBM 시험발사도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이 ICBM 발사로 모라토리엄 유예를 폐기함에 따라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에는 핵실험 재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 센터장은 핵실험 재개 시기를 올해 9월9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 전으로 예상했다. 그는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에 새 건물이 들어서고 기존 건물을 수리한 정황이 포착된 데 이어 2018년 5월 폭파했던 일부 갱도를 복구하는 움직임까지 파악되고 있어 5월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북한이 제7차 핵실험도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홍 실장도 올해 여름이나 겨울에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할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핵실험이) 전략무기 5대 과제에는 안 들어가 있지만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것이기 때문에 핵탄두를 소요하기 위한 필요성 차원에서 핵실험도 마음만 먹으면 3~4개월 내에 갱도를 완전히 복구해서 여름, 가을에는 실험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된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제재나 미국의 독자 제재가 이뤄질 경우 북한의 또다른 무력시위 가능성도 점쳐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라든지,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가 가해진다면 북한은 거기에 대한 반발적인 조치로서 또다른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과거 경험적 사례를 봤을 때 도발 이후 제재, 그 다음 도발, 또 제재 악순환이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도발의 시점과 수위는 조절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최근 북한의 무력 도발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데에는 더 이상 한미와의 대화와 협상이 어려워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이 당초 보다 신속한 전략무기 5대 과제 완수를 통해 한미 정부와의 협상력에 주도권을 쥐고 정세 전환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 실장은 "북한이 미국의 반발, 한국의 강력한 대응을 감수하더라도 전략무기를 빨리 완수하는 쪽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전략무기 과제 완수 이후에 높아진 협상력을 갖고 정세전환을 꾀하겠다는 행보가 큰 그림 차원에서 지금까지 보여온 북한의 행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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