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 방치 금물

80~85% 청소년기 우연히 발생…꾸준한 관찰 필요

입력 : 2022-03-30 오전 6:00:00
전체 척추측만증의 약 80~85%가 청소년기에 원인 없이 우연히 발생할 수 있어 보호자들의 꾸준한 관찰과 관심이 요구된다. (사진=고대안암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체의 노화가 진행되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척추는 휘어질 수 있다. 특히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척추 건강은 노년의 삶의 질과 심리적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바른 자세와 꾸준한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노년뿐 아니라 청소년기 발생하는 척추측만증도 조심해야 한다. 전체 척추측만증의 약 80~85%는 청소년기에 원인 없이, 우연히 발생한다. 척추측만증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성장이 완성한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척추뼈가 3차원적으로 10도 이상 좌우 S자로 휘는 질환을 말한다. 이를 유발하는 원인 또한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청소년기 특발척추측만증은 여아에서 주로 흔하다. 척추측만의 각도가 작을 경우 남녀 간에 큰 차이가 없으나, 측만각이 클수록 여성의 비율이 높고, 만곡(활 모양으로 굽는 현상) 진행의 위험성과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더 높다.
 
특발척추측만증은 외형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등의 돌출, 어깨 높이의 불균형, 짝 가슴(비대칭 유방), 허리 라인의 비대칭 등이다. 이러한 외형적 이상을 환자 본인, 보호자, 학교 선생님 및 학교 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해 내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간혹 창피하다는 이유로 측만증을 숨기거나 대수롭지 않다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간혹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측만증에서 허리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발척추측만증 이외의 척추 또는 신경 내 잠재적인 이상이나 다른 질환이 함께 있을 수 있으므로 자기공명영상법(MRI) 또는 컴퓨터 단층촬영(CT) 등의 척추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 한 달에 평균 1도씩 진행되며, 50도 이상의 만곡은 골격성숙 후에도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폐활량의 감소와 흉추 측만증의 진행 정도 사이에는 상당한 연관관계가 있어 80도 이상의 흉부 만곡은 폐활량 감소에 따른 호흡 곤란의 발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 치료의 목표는 만곡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치료 방법의 결정은 만곡의 크기 정도, 만곡의 형태 및 위치, 환자의 성장 잠재력(연령, 초경 상태 등)을 기반으로 한다. 치료의 방법으로는 정기 관찰 및 보조기를 이용한 보존적 치료가 있다.
 
척추 만곡이 20도 미만이거나 성장이 종료된 환자에서 50도 미만의 만곡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만 시행한다. 환자는 골격성장이 완료된 후에도 측만각의 진행이 발생할 수 있어 최소 1년 이상 경과 관찰해야 한다.
 
보조기 치료의 역할은 만곡의 진행을 방지하는 것이다. 단, 보조기 치료는 장시간 착용으로 인한 삶의 질 감소, 척추의 움직임 제한, 외모적 문제, 통증, 정신적 피로감 호소 등의 단점도 존재한다. 보조기는 일반적으로 22~23시간 착용을 원칙으로 한다.
 
대다수의 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 환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약 10% 미만의 청소년 환자에서는 측만각이 급속히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양재혁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청소년기에 호발 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외모에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체형 변화로 인한 자기 자존감의 저하를 유발할 수 있고, 보조기 치료를 시행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외형상 보이는 차이 때문에 또래를 만나기 꺼리는 등의 정서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라면서 "특발성 척추측만증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는 청소년들의 보호자들은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좀 더 깊은 관심과 격려를 해주셔야 한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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