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특검 vs 별도특검…국민에게 유리한 특검은

민주당 "상황 조기 수습"vs 국힘 "형평성 우선"
특검 추천 방식 차이로 6개월 넘게 여야 이견

입력 : 2022-03-29 오후 6:02:07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대통령 선거가 끝났지만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과련 특검을 놓고 여야가 여전히 대립하고 있다. 여야 모두 특검 도입에는 긍정적이나 그 범위나 형식에서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부산저축은행의 부실 대출 사건 기사를 들어 보이며 특검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장동 관련 의혹의 시작이라 지목되는 부산저축은행 사건부터 대장동 개발이 끝날 때까지 전 과정으로 설정하자고 주장한다. 민주당 측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보다 신속하게 특검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상설특검'을 이용하자고 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 조사 범위를 좁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을 집중적으로 보자고 했다. 특검 방식도 상설특검이 아닌 별도특검으로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대장동 특검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여야가 특검 방식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은 상설특검과 별도특검의 특검 임명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특검은 상설특검과 별도특검 두 가지 제도가 있다. 상설특검은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별검사를 임명하고, 별도특검은 해당 사안에 맞춰 새로 만든 특검법에 따라 여야가 합의해 임명한다. 
 
지난 2014년 도입된 상설특검은 제도가 도입된 '세월호 특검' 이후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다. 입법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 신속하게 발동할 수 있지만, 특검 임명 과정에 있어 공정성 문제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BBK특검·국정농단특검 등 지금까지 우리가 본 모든 특검은 '별도특검' 형태로 진행됐다. 별도특검은 대한변협이 제안한 후보군에서 여야가 합의로 특검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를 임명하는 방식이다. 수사 범위도 특검법에 명시해 확정할 수 있다. 
 
반면, 상설특검은 특검 임명을 '특검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한다. 특검후보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볍협회장과 국회 추천 4인 등 7명으로 구성된다. 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 한 명을 후보자로 임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특검추천위원회에 정부 측 인물이 과반을 차지고 있는데다, 최종 선택권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검 논의가 진척을 보이지 않자 민주당은 지난 28일 대장동 관련 특검법을 두 개 발의했다. 정권이 바뀌기 전 특검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굳힌 것이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과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검법은 모두 윤석열 당선인과 당선인의 부인, 그리고 장모를 겨냥해 '본부장(본인·부인·장모) 특검'이라 불린다. 이 중 대장동 의혹은 윤 당선인 '본인'에 관련된 부분에 포함된다. 국민의힘 측에서 본부장 특검이 윤 당선인 흠집내기라며 반발하고 나섰지만, 국회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단독 처리할 수도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특검 도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민주당에서 법무부 장관을 통해 상설특검을 발동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특검법을 도입할 수도 있지만, 특검 임명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특검 출범까지 시간이 오래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지난 2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인터뷰에서 "법무부 장관도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을 발동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며 "(법무부 장관이)국회에서의 논의를 지켜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날 출근길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상설특검 발동에 대해 "뭐가 가장 공정한 방법일까 하는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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