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가까이가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한덕수 후보자가 적합하다며 찬성 입장을 내놨다. 초대 총리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은 29.2%였다. 풍부한 경륜을 갖춘 한 후보자가 정치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운영을 보완해 줄 수 있다는 기대심리와 함께 김대중·노무현·이명박정부 등 진영을 가리지 않고 중용됐던 점도 무난하다는 평가를 이끌어 낸 원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층도 22.4%나 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 후보자는 국내 최대의 로펌 김앤장으로부터 고액의 고문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졌다. 게다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및 매각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때문에 야당과 언론의 추가 검증을 지켜본 뒤 최종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박근혜정부 당시 안대희 전 대법관도 총리에 지명됐다가 고액의 수임료 문제로 국민 정서를 건드린 끝에 결국 낙마했다.
7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덕수 총리 지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8.4%가 '바람직한 인사'라고 답했다. '바람직하지 않은 인사'라는 응답은 29.2%였다.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층도 22.4%나 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50대, 60대 이상에서 한덕수 총리 지명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바라봤다. 20대 찬성 42.6% 대 반대 29.8%, 50대 찬성 48.7% 대 반대 30.8%로,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에 비해 오차범위 밖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찬성 63.3% 대 반대 17.0%로, 찬성 의견이 압도했다. 반면, 30대 찬성 38.4% 대 반대 38.3%, 40대 찬성 37.8% 대 반대 39.0%로, 사실상 동률을 이뤘다.
지역별로도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한 후보자의 총리 지명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바람직한 인사라는 긍정적 평가가 절반을 넘었다. 서울 찬성 54.7% 대 반대 28.5%이었다. 경기·인천에서도 찬성 43.3% 대 반대 34.4%로, 찬성 의견이 오차범위 밖에서 높았다. 대전·충청·세종 찬성 54.2% 대 반대 19.0%, 강원·제주 찬성 42.7% 대 반대 21.6%로, 한 후보자 지명을 반겼다. 보수진영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 찬성 58.7% 대 반대 18.5%, 부산·울산·경남 찬성 54.0% 대 반대 28.4%로, 찬성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반면, 광주·전라에서는 찬성 30.0% 대 반대 40.1%로, 반대 의견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의 38.7%가 한 후보자의 총리 지명에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9.1%로, 찬성 의견보다 적었다. 보수층 찬성 75.9% 대 반대 11.3%, 진보층 찬성 25.0% 대 반대 51.0%로, 진영별로 결과가 확연히 달랐다.
한덕수 후보자가 전북 출신으로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총리 등 중책을 맡아 무난한 인사청문회 통과가 예상됐지만, 대형 로펌 김앤장 고문으로 활동하던 시절 받은 18억원의 고문료와 행적은 그를 괴롭히는 뇌관이 되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의 고액 고문료 수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번 조사는 해당 논란이 불거진 직후 실시됐다.
이번 조사는 ASR(RDD) 무선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20명이며, 응답률은 5.0%다.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