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당이 극심한 분란을 보이는 가운데 국민 절반 가까이가 그의 출마 자체를 반대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7.6%에 그쳤다. 직접 그에게 투표권을 행사할 서울 지역 응답자들도 출마 반대 의견이 45.6%로, 찬성 의견(38.2%)보다 많았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의 반응은 달랐다. 68.6%가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찬성했다.
7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6.9%가 '출마하면 안 된다'며 반대했다. '출마해도 된다'며 찬성한 비율은 37.6%,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층은 15.6%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송 전 대표는 이날 당에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한 달도 안돼 지방선거에 뛰어들면서 당내 강한 반발에 처했다. 김민석, 우상호 등 서울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그의 출마를 반대했다. 대선 패배 책임을 졌던 당 지도부의 일원이, 특히 인천에 정치적 기반을 둔 그가 서울시장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아무런 명분도 없다는 논리였다. 친문 의원들마저 86그룹 용퇴를 주장했던 그의 내로남불을 지적, 반대에 가세하면서 계파 갈등으로까지 비화됐다.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에 처한 당의 상황을 출마 이유로 들고 있다. 우상호, 박영선 등 유력 주자들이 모두 불출마로 돌아서면서 마땅한 대안 또한 없는 게 사실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50대, 60대 이상에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반대하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20대 찬성 39.7% 대 반대 47.3%, 50대 찬성 39.5% 대 반대 45.2%, 60대 이상 찬성 27.0% 대 반대 55.1%였다. 반면 30대 찬성 42.8% 대 반대 40.1%, 40대 찬성 46.4% 대 반대 40.3%로 팽팽했다.
지역별로도 광주·전라와 강원·제주를 제외하고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해당 지역인 서울의 경우 찬성 38.2% 대 반대 45.6%로, 오차범위 밖에서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같은 수도권인 경기·인천에서도 찬성 40.8% 대 반대 45.2%로, 송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오차범위 내에서 더 많았다. 반면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에서는 찬성 52.6% 대 반대 31.6%로, 찬성 응답이 압도했다. 강원·제주 역시 찬성 44.0% 대 반대 31.8%로,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에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찬성 36.4% 대 반대 41.6%로, 오차범위 내에서 반대 의견이 앞섰다. 보수층 찬성 23.7% 대 반대 63.4%, 진보층 찬성 55.7% 대 반대 32.1%로, 진영별로 의견이 다르게 나타났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8.6%로, 70%에 달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0.0%에 불과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경우, 찬성 15.6% 대 반대 69.3%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번 조사는 ASR(RDD) 무선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20명이며, 응답률은 5.0%다.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