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장애인 비하의 잘못된 주장"이라고 인식했다. 반면 "다수를 위한 옳은 주장"이라는 응답은 35.4%에 불과했다. 전 연령과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잘못'으로 규정했다.
7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이준석 대표의 전장연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5.9%가 "장애인 비하의 잘못된 주장"이라고 답했다. "다수를 위한 옳은 주장"이라는 응답은 35.4%였다. "잘 모르겠다"며 의견 표명을 유보한 응답은 8.8%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이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이유로 서울 지하철 출근길 시위에 나선 전장연을 향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선량한 시민 최대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뜻을 관철하겠다는 방식은 문명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소수의 의견을 다수의 이해를 위해 굴복시키는 방식은 문명사회인가'라는 반론이 곧장 제기됐고, 이에 더해 사회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권이 앞장서서 갈등을 조장시키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급기야 젠더에 이어 또 다른 갈라치기라는 지적과 함께 혐오정치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그러자 당내에서, 또 인수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도 휠체어를 타고 국회로 출근하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요구에 동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대표와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오는 13일 JTBC 프로그램 '썰전라이브'에서 생방송으로 일대일 토론을 벌인다.
모든 연령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는 응답이 높았다. 그나마 20대에서 "잘못된 주장"이라는 응답과 "옳은 주장"이라는 응답의 격차가 다소 작게 나타났다. 30대 '옳은 주장' 37.4% 대 '잘못된 주장' 57.7%, 40대 '옳은 주장' 29.1% 대 '잘못된 주장' 64.7%, 50대 '옳은 주장' 26.9% 대 '잘못된 주장' 63.8%로, 이 대표의 잘못을 지적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도 '옳은 주장' 39.8% 대 '잘못된 주'장 48.3%로, 잘못된 주장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20대에서는 '옳은 주장' 42.3% 대 '잘못된 주장' 48.7%로, '잘못된 주장'이라는 의견이 높았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그 격차가 작았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지적했다. 광주·전라 '옳은 주장' 21.7% 대 '잘못된 주장' 66.5%, 강원·제주 '옳은 주장' 27.6% 대 '잘못된 주장' 62.7%, 경기·인천 '옳은 주장' 33.6% 대 '잘못된 주장' 60.1%로, '잘못된 주장'이라는 의견이 60%를 상회했다. 또 서울 '옳은 주장' 37.4% 대 '잘못된 주장' 56.8%, 부산·울산·경남 '옳은 주장' 38.2% 대 '잘못된 주장' 51.9%, 대전·충청·세종 '옳은 주장' 38.1% 대 '잘못된 주장' 50.4%로, '잘못된 주장'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옳은 주장' 46.8% 대 '잘못된 주장' 38.6%로, '옳은 주장'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 57.6%가 이 대표의 발언이 "잘못된 주장"이라고 받아들였다. 반면 "옳은 주장"이라는 응답은 33.0%에 불과했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이 대표의 발언이 "옳은 주장"이라는 의견이 52.6%로 절반을 넘었다. "잘못된 주장"이라는 의견은 37%였다. 반대로 진보층에서는 77.1%가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옳은 주장"이라는 응답은 16.8%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ASR(RDD) 무선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20명이며, 응답률은 5.0%다.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