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국내증시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우려에 공포감을 느꼈다.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의 양적 긴축 가능성에 투자심리는 극도로 위축되면서 2700선도 붕괴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이 당분간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면서도, 실적 시즌에 따른 반등이 나올 수 있다는 낙관적 분석도 내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9.17포인트(1.43%) 내린 2695.8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5.18포인트(1.61%) 하락한 927.9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718억원, 521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국내 증시가 하락 폭을 늘린 것은 미국 연준의 양적 긴축 시사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각) 연준이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이르면 5월부터 매월 950억달러의 양적긴축을 개시하는 것에 대체로 동의했다.
또한, 회의 참석자들은 양적긴축의 월 상한선을 미 국채 6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350억달러로 하는 게 적절하다는 데 상당수 합의했다. 다수의 회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라가거나 강해진다면 향후 회의에서 한 번 이상의 50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미국 의사록 공개는 주식시장에 불안감을 증폭 시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양적 긴축' 시행의 속도와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점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시장의 화두인 높은 물가를 연준이 생각보다 강하게 공격적인 통화정책으로 약화시키려고 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반영되는 것이 우리나라 증시의 특징"이라며 "긴축 우려에 대한 심리가 반영돼 하락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광남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결과물은 실적이기 때문에 실적들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한동안 유사하게 계속 하방 압력을 받을 것 같다"면서도 "기업들이 이익 전가를 계속적으로 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실제 기업의 이익이 생각보다는 긍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상영 연구원도 "FOMC 의사록 공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생각보다 빠른 양적 긴축, 그리고 더 많은 금액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전반적으로 시장 자체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다음 주부터 미국의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데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식 시장이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빨라지는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전망과 양적긴축 관련 논란 등은 단기적으로 물론 변동성 확대의 변수"라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고강도 금리인상과 양적긴축 부담을 선반영 중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증시는 7일 미국의 긴축 정책이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감에 하락폭을 키웠다.(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