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나란히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IT 기기 수요 감소, 스마트폰 GOS(Game Optimizing Service) 논란 등 대내외 악재에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17.76%, 영업이익은 50.32% 증가한 규모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56%, 영업이익은 1.66%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73조9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분기 매출 첫 70조원을 돌파했다. 또 그해 4분기 역대 최고인 76조57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도체 가격 하락 둔화와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호조가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정보통신·모바일 부문에서 매출 33조3800억원, 영업이익은 4조1500억원가량 올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전분기보다 매출은 15.3%, 영업이익은 55.8% 증가한 수치다.
특히 1분기에 출시한 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한 점이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신제품 갤럭시S22 시리즈는 지난 2월 전 세계 70개국 사전 예약에서 전작 대비 2배 이상 많은 사전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 판매량도 이달 초 90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정식 출시 43일 만인 오는 8일 100만대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전작과 비교하면 2주 정도 빠른 속도다.
LG전자도 프리미엄 가전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신기록을 달성했다.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21조1091억원, 영업이익 1조88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8.5%, 영업이익은 6.4%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5%, 영업이익은 177.4% 증가했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 호조는 'LG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가전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매출 증가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가전 교체 수요가 늘어나며 매출 성장률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설명자료에서 "비경상 비용을 제외한, 각 사업본부가 실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인적 구조 쇄신으로 절감한 비용과 특허 수익 등이 추가되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돌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LG)
LG전자는 2분기에도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생활가전, TV 등 주력 사업의 글로벌 지배력을 더 단단히 하고, 전장 사업, B2B(기업 간 거래) 사업, 신사업 등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AI, 디지털 전환 등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도 늘려 경쟁력을 지속해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1분기는 전자업계의 비수기로 꼽혀왔다. 가전은 연말 대규모 할인 행사를 마치고, 신제품은 대부분 3월부터 출시돼 왔다. 반도체 역시 신제품 출시가 줄어들기 때문에 각 세트(완제품)업체들이 반도체 재고를 쌓아두고 있어 1분기 매출이 저조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공식이 깨지는 양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를 시작으로 올해 내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면서 연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회복이 반도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점차 완화되면서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사업부 연간 매출액이 역대 최대치인 8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