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최근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무선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OTA(Over-the-Air)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OTA 기술 적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OTA를 통해 운전자는 항상 최신 사양의 차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OTA는 구체적으로 차량에 장착된 제어기가 클라우드 서버와 통신해 업데이트할 파일을 받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제어기는 다운받은 파일을 100개가 넘는 차량 제어기에 파일을 유선으로 전송한다.
업데이트는 다운로드 단계와 설치 단계로 나뉜다. 다운로드 단계는 제어기가 업데이트 파일을 다운받은 후 각 제어기에 배포하는 단계다. 다운받는 동안 차량을 사용할 수 있다. 설치 단계에서는 다운받은 파일을 업데이트하고 설치한다. 다만 설치 중에는 운행과 충전이 불가능하다. 충전 관련 제어기 업데이트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2012년부터 OTA를 적용했다. 스웨덴의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 폴스타는 국내 진출 후 첫 OTA를 진행했다. 최신 소프트웨어 버전을 이달부터 차례로 배포할 예정이다.
현대차(005380)는 지난해 출시된 제네시스 GV60과 G90 풀체인지 모델에 OTA를 적용했다. 가속 페달 반응을 설정하거나 운전대 감도, 전자식 서스펜션의 설정 개선, 에어백 전개 설정 개선 등이 가능하다.
폭스바겐은 올해 모든 전기차에 OTA를 적용하기로 했고, 도요타는 올해 출시하는 고급차에 OTA 기능을 탑재하기로 했다. 제네럴모터스(GM)도 내년부터 전 차종에 해당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GV60,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제공. (사진=현대자동차)
이처럼 OTA 기술을 본격화하는 것은 업계 화두로 '커넥티드 카'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커넥티드 카는 다른 차량이나 교통·통신 기반 시설과 무선으로 연결해 위험 경고, 실시간 내비게이션, 원격 차량 제어 등을 함께 인식해 제공한다.
앞으로는 자동차가 단순하게 바퀴로 움직이는 '기계'보다 '전자제품'이란 인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일반 전자기기처럼 자동차에 각종 전자기기를 탑재하고,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는 만큼 원활한 사용과 보안을 위해서는 업데이트가 필수다. 만일 OTA가 없다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서비스센터에 자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도 있다.
OTA는 대규모 리콜 문제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테슬라의 경우 중국에서 판매한 승용차 모델3 12만7785대를 전력 부품 문제로 리콜했다.
테슬라는 모델3에 탑재한 인버터(전력 변화장치)가 일정 기간 사용 후 전류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차량이 움직이지 못할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 총국은 테슬라가 OTA 기술을 통해 인버터 결함을 고칠 수 있기 있으므로 리콜 기간에 대상 모델3 차체를 직접 정비 거점에 입고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에도 OTA 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자율주행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항상 최신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고, 여기에도 OTA 기술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을 시행하는 국가나 지역마다 다른 교통 법규에 따른 안전운행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변경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