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L 변이 감염자 첫 발생…"확산세 큰 영향 없을 것"

오미크론-스텔스 결합 재조합 변이…전염력↑
당국·전문가 "신규 재조합 변이 영향 제한적"
확률 낮지만 재감염 가능성 충분…"증상 경미"

입력 : 2022-04-13 오후 4:00:00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로운 변이인 XL 감염자가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당국과 전문가들은 현재 유행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파 속도나 중증화율, 재감염 가능성 등 여러 경우의 수가 남아있지만 현행 방역체계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첫 XL 변이 감염자가 확인돼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XL 변이는 오미크론(BA.1)과 스텔스 오미크론(BA.2) 유전자가 결합한 재조합 변이 17개(XA~XS) 중 하나다. 지난 2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돼 60여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국내 첫 XL 감염자는 지난달 23일 전남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이다. 이 남성은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까지 완료했으며 해외여행 이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당국은 해당 감염자의 가족과 접촉자 등 80여명을 대상으로 XL 변이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이 남성을 제외하고도 추가 XL 감염자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XL과 같은 재조합 변이는 두 가지 형태의 바이러스에 같이 감염될 때 유전자가 서로 섞이면서 나타난다. 현 시점에서 국내 XL 재조합 변이 확산 가능성은 열려있다. 우리나라는 오미크론이 유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스텔스 오미크론이 퍼져 변이 바이러스 간 충돌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재조합 변이가 퍼지더라도 국내 유행 상황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경계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XL)을 중요 변이로 분류하지 않고 있고, 현재의 유행 감소 추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라며 "현재 진행되는 방역체계나 거리두기에도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 피검자들이 줄을 서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문가들의 의견도 일치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는 면역 수준이 높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XL 감염자 발생이) 큰 변화를 일으킬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염력에서 앞설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중증화율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함께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XL은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이 결합한 재조합 변이라 두 변이의 특성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 우리나라 유행 상황을 보면 스텔스 오미크론 점유율이 크게 오른 상황이라 기존 감염자들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 사람의 몸에서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이 결합해 전파력이 조금씩 강해지겠지만 모든 재조합 변이가 살아남지 않는다"라며 "확산세가 조금 빨라질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은 우려는 재감염이다. 오미크론이나 스텔스 오미크론에 감염된 확진자가 재조합 변이에 노출돼 재확진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현재로선 재감염 확률이 낮게 평가되는 데다 XL과 같은 재조합 변이로 인한 재감염의 경우 증상이 없거나 매우 경미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재훈 교수는 "(재감염 가능성은) 확신하기 어렵지만 매우 낮은 확률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천은미 교수는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은 항체를 보유하기 때문에 (XL과 같은 재조합 변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감염되더라도 감기처럼 무증상이거나 경증이라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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