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방의원 선거구 획정 합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조해진 국민의힘 정개특위 간사, 김영배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야는 14일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11개 지역에 한해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기초의원선거 3~5인 중대선거구제 도입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 한해 국회의원 선거를 기준으로 서울 4곳, 경기 3곳, 인천 1곳, 영남 1곳, 호남 1곳, 충청 1곳을 3~5인 선거구로 지정해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해당 안은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이번 합의는 지난 12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중대선거구제 시범 실시안을 검토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결과다.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하던 여야 사이에서 박병석 의장이 시범실시라는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어렵게 합의점 마련의 길을 터게 됐다.
조해진(왼쪽부터) 국민의힘 정개특위 간사, 송언석 원내대수석부대표,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김영배 간사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양당 원내수석-정개특위 간사 정개특위 합의 발표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여야의 최대 쟁점이었다. 민주당은 양당 기득권 폐지를 통한 정치신인의 등용문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광역의원에 대한 정수조정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중대선거구제 도입, 선거구 획정 등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의견 조율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민주당 의원 92명은 지난 11일 "15일은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하는 마지노선"이라며 "정개특위 소위와 전체회의, 법사위, 본회의로 이어지는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늦어도 12일까지는 정치개혁을 위한 국민의힘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여야는 12일 원내대표 회동을 바탕으로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치개혁특위 간사 간 2+2 회동을 가졌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이튿날 추가 논의를 이어갔으나 의견 합의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자 이탄희·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13일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위한 2인 선거구 폐지가 어려워진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정개특위 위원 사임을 선언했다. 이탄희 의원은 "민주당이 대선 때 당론으로 채택하고 국민께 약속했던 정치개혁의 시금석인 '기초의원 2인선거구 폐지'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방의원 선거구 획정 합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조해진 국민의힘 정개특위 간사, 김영배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연합뉴스)
한편 여야는 이날 현행 공직선거법의 헌법 불합치 상태 해소와 지방소멸을 방지하기 위해 광역의원 정수를 38인, 기초의원 정수를 48인 각각 증원하기로 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