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권역제한, 이르면 내년초 해제 가능성

입력 : 2010-09-13 오후 12:53:19
케이블방송사업자가 전국 99개 권역의 3분의 1 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권역제한 규제가 이르면 내년 초 풀릴 전망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케이블방송의 소유 제한 법률을 개정할 방침"이라며 "관련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방통위에 따르면 현재 3분의 1로 제한돼 있는 케이블방송의 소유제한 규정은 2분의 1로 완화되거나 아니면 전면 해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권역별 소유 규제가 풀리게 되면 2개 혹은 3개의 전국규모 대형 케이블방송사업자 등장이 초 읽기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최근 몇 년간 잠잠했던 케이블방송업계의 인수합병 시장이 활황세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큰데요.
 
케이블방송의 권역제한 해제는 업계의 큰 숙원이었지만, 최근 상황을 돌아보면 마냥 좋아할 만한 상황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KT(030200), SK텔레콤(017670) 등 거대 통신사를 등에 업은 IPTV업체들과 치열한 가입자 쟁탈전에 돌입한 상황이고,
 
최근에는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 KT IPTV가 결합상품을 내놓으면서 끼워팔기 논란이 거세질 정도로 위협적인 경쟁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또 KBS나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케이블 방송이 무단으로 자신들의 방송을 전송하고 있다며 법원에 소송을 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내면서 케이블 방송업계의 입지가 더욱 위축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사는 가입자 1명당 월 320원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관련업계에서는 100원 이하의 가입자당 비용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케이블방송사가 지상파 방송사에게 비용을 주는 즉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케이블방송사의 매물로서의 매력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강남케이블이 GS에 인수될 때 가입자 1인당 인수가격이 180만원대에 달해 정점을 찍었지만, 최근 티브로드에 인수된 큐릭스가 가입자 1인당 100만원대, 지금은 60만원 전 후반의 가격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전국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은 오늘 서울 남대문 연세빌딩에서 긴급 회동을 해 지상파 방송사와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는 법원의 판단대로 가격 협상을 하자고 압박하고 있지만, 케이블 방송사들은 이런 여러 사정 때문에 가격 협상은 커녕 지상파 방송의 전면 중단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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