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복지부, '의료중재원' 불법·부당행위 조사하라"

경실련 "중재원 '의료과실 감정' 공정·투명성 훼손돼"

입력 : 2022-04-20 오후 1:30:29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가 보건복지부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불법·부당행위를 조사하고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은 2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와 의료진 간 의료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법에의해 설립된 의료중재원에서 의료사고 분쟁조정과 피해구제의 공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의료과실 감정의 신뢰성 회복을 요구했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지난 1월17일 경실련과 피해자는 최종 감정서 작성을 담당하는 의료진 상임감정위원 3명을 의료중재원의 공정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경찰 고발했고, 경찰이 이달 6일 의료중재원 압수수색을 실시해 수사가 진행중"이라면서 "추가로 말씀드릴 사례는 의료중재원 감정부 운영이 매우 불투명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중재원은 의료과실에 대한 감정회의 2~3주 전에 감정위원에게 소견서 작성을 요청한다. 회의는 의료인 2명과 변호사 1명, 소비자 1명 총 4명으로 구성된다.
 
의료중재원 개원 이후 지난 2017년 말까지 비상임감정위원으로 활동했던 송기민 경실련 정책위원은 "감정 회의에서 감정부장이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그 다음은 상근위원이면서 감정부장과 친분이 있는 의료인이 희의를 주도한다"며 "만약 감정부장이 무과실을 의도할 경우, 과실을 주장한 위원이 혼자 뒤집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이어 "지난 2017년 8월17일 환자가 낙상으로 골반통증을 호소해 입원한 뒤 며칠 뒤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감정부장과 의료인 감정위원은 이건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고 저는 패혈증으로 혈액검사 등에서 염증 수치가 나왔을 텐데 왜 항생제를 바로 투여하지 않았는지 등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비의료인이라는 이유로 의견이 묵살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건을 저는 감염내과와 응급의학과 감정부로 이전해달라 주장했지만 이 또한 거부 당했고 이후 이 사건은 저를 제외한 다른 감정위원으로 대체해 전원 무과실로 종료됐다"고 토로했다. 
 
현재 의료중재원에서 비상임감정위원으로 활동중인 양현정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도 "감정서에는 과실 유무와 인과관계를 묻고 있지만 감정부는 최대한 '과실'이라고 적시하지 않으려 하고 '적절하지 않음', '아쉬움', '소홀함' 등의 표현을 사용해 의료과실인지 아닌지를 분명히 알기 어렵도록 작성하고 있다"며 "이로써 피해자는 과실로 이해하게 되고 병원 측은 무과실로 이해해 조정회의 때 서로 간 합의가 어렵다"고 말했다.
 
감정업무에 대한 내·외부의 감사도 전무하다고 했다. 그는 "연간 감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획감사 부분은 출퇴근 기록관리 소홀, 외부강의 신고기한 미준수 등 기초적인 업무감사에만 그치고 감정업무는 감사에서 배제됐다"고 했다. 
 
의료중재원 감정서의 과실유무 판정이 다른 기관과 정반대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신현호 법률사무소 해울 변호사는 "망막폐쇄로 맞는 주사가 있는데 환자가 해당 주사를 맞은 후 안내염이 발생된 사건에서 의료중재원은 인내염과 주사와 관련이 없다고 정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 의료감정원에서는 주사에 따른 감염으로 추정된다고 인과관계가 있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가 보건복지부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불법·부당행위를 조사하고 대안을 마련하라고 20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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