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탈당했다. 국민의힘 반발 속에 사보임까지 단행하며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로 이동시켰지만 그가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에 반기를 들면서 플랜B로 민 의원의 탈당을 결정했다. 초강수다. 이로써 민주당은 안건조정위를 넘어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개혁 법안을 강행 처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민주당은 20일 민 의원을 탈당 사유로 제적 처리했다. 민 의원은 무소속으로 법사위에 남게 된다. 당초 민주당은 이번주 내로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검찰개혁 관련 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 소집으로 맞서면서 민주당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안건조정위는 상임위에서 특정 법안에 대해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여야가 3명씩 참여해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안건이 통과되도록 한 장치다. 이에 민주당은 사보임을 통해 민주당 출신의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법사위에 배치, 민주당 의원 3명에 양 의원 1명을 더한 총 4명의 찬성 요건을 만들었다. 

 

하지만 양 의원이 민주당의 검찰개혁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 양 의원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안건조정위는 최대 90일까지 진행돼, 민주당이 목표로 했던 문재인정부 임기 내에 검찰개혁안 처리는 어려워지게 된다. 앞서 양 의원은 전날 자신 명의의 입장문에서 “나는 문재인 대통령 영입 인사로, 누구보다 문 대통령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라며 “그래서 이번 (검수완박) 법안이 이런 식으로 추진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으로서는 허를 찔린 셈이 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거기에 따른 대책도 다 준비돼 있다”며 “우리로서는 안건조정위로 가게 된다면 무소속 한 분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양 의원께서 고민을 하고 있다면 그건 또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어쩔 수 없다. 또 다양한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의미 심장한 발언을 했다. 박 원내대표가 말한 대책은 민 의원 탈당 카드였다.

 

민주당은 양 의원을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빼고 민 의원을 그 자리에 배정하면서 검찰개혁안의 통과를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민형배)으로 민주당이 사실상 4명을 점해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된다. 그만큼 민주당의 검찰개혁안 강행처리 의지가 강하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