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현대바이오 코로나 치료제 전략 '신의 한수' 될까

임상기관 한 곳…KoNECT 지원 대상 선정
충청권 임상 참여 환자 독점 공급에 무게
확진자 감소 이어지면 모집 난항 '양날의 검'

입력 : 2022-04-25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치료제를 개발 중인 현대바이오(048410)가 임상시험을 1개 기관에서만 진행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지원 대상 선정을 동력 삼아 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낙관론과 함께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공존한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대바이오는 지난달 16일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CP-COV03'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당초 현대바이오는 2a상과 2b상으로 나눠 진행할 방침이었으나 참여자를 120명에서 300명으로 늘린 통합 2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임상이 치러지는 기관은 베스티안병원 한 곳이다. 이달 초에는 베스티안병원 임상연구심사위원회(IRB)의 승인도 나와 환자 투약도 가능해진 상태다.
 
현대바이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전략에서 다른 임상과 가장 큰 차이를 드러내는 점은 임상기관이다.
 
통상 코로나19 치료제를 포함한 의약품 임상을 진행할 때 여러 병원을 수행기관으로 포함시킨다. 병원 내부 사정으로 인한 위험 변수를 줄이고, 많은 기관에서 환자를 빠르게 모집하기 위한 차원이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 임상에선 특정 병원에 권위자가 있어 해당 병원만 임상기관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현대바이오 서울사무소 전경. (사진=현대바이오)
현대바이오는 베스티안병원 한 곳에서만 임상을 진행해도 환자를 모집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최근 있었던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지원 대상 선정이 있다.
 
앞서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지난 4일 감염병임상시험센터 협의체 심의를 CP-COV03 임상 2상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임상 2상 단계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지원 대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CP-COV03 임상 2상에서 연구자(PI) 연계와 임상참여자 모집 등을 지원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CP-COV03 임상에 참여할 수 있는 희망자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운영하는 '코로나19 임상시험 포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업계에선 현대바이오가 임상기관 등을 구체화하는 작업 전에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결정을 예상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지원은 절대평가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격만 갖추면 충분히 선정될 수 있다"라며 지원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베스티안병원에서만 임상을 진행키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지원을 받아 대전·충청지역 환자들을 모집하게 되면 기관이 하나뿐이어도 임상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환자모집 지원을 통한 단일 기관 임상 전략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줄어들면 임상 참여자 모집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임상기관을 한 곳만 지정하면 임상연구심사위원회 승인이나 기타 절차에서 속도를 낼 수 있어 임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라면서도 "현재 수도권도 임상 환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자칫하면 환자모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현대바이오는 임상 2상을 빠르게 마친 뒤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이번에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기 때문에 베스티안병원과 함께 최대한 빨리 환자를 모집해 임상에 착수하겠다"라며 "궁극적으로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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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