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박병석 중재안 잘 돼…가능하면 합의처리해야"

"수사·기소권 분리 바람직…추진 과정에 국민들 공감·지지 받아야"

입력 : 2022-04-25 오후 7:32:40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번에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루어진 양당 간의 합의가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박 의장의 중재안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저의 입장은 잘 아실 것이고, 그런 방향으로 우리 정부가 노력을 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바람직한 방향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추진하는 그 어떤 방법이나 또는 과정에 있어서는 역시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국회에서도 논의가 필요하고 가능하면 합의 하에 처리가 되면 더 좋고, 또 검찰과 경찰 간에도 협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민주당의 검찰개혁 법안 추진에 대해 이와 같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강경파들이 추진했던 원안보다는 지난주 국회의장의 중재로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의장은 지난 22일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되 직접 수사권은 한시적으로 유지하고, 검찰의 수사 범위 중 부패·경제 범죄를 제외한 4대 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는 경찰에 이관하도록 하는 등 8개항의 중재안을 각 당에 제안했고, 여야 원내대표는 이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국민의힘이 중재안 뒤집기에 나서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단독 처리를 공언했다. 여야는 다시 극한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수사권, 기소권이 당장 완전히 분리돼야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로서는 끝까지 다 가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불만스러울 수 있고, 반대로 또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에 반대하는 분들은 그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간 것이 불만일 수 있겠다"며 "그러나 서로 조금씩 불만스럽더라도 또 한 걸음씩 양보하면서 서로 합의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의회주의에도, 의회민주주의에도 맞는 것이고 또 나아가서는 앞으로 계속해 나가야 될 협치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강한 반발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에 따르더라도 검찰이 그동안 아주 장점을 보여 왔던 부패수사나 경제수사 부분은 직접 수사권을 보유하게 되고, 또 직접 수사권이 없는 부분도 좀 중요한 사안들은 영장이 청구되거나 기소까지 가게 되기 때문에 영장을 검토하는 과정, 또 기소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보완 수사 요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장점도 밝혔다. 이어 "오히려 검찰이 잘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그리고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하고 보다 가벼운 사건들은 경찰에 넘겨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국가 수사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검찰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수사 능력 부분은 앞으로 이번 합의안에 담긴 대로 중대범죄수사청 같은 것들이 만약에 만들어진다면 거기에 수사검사와 수사관들의, 검찰수사관들의 수사 능력, 그리고 또 검찰의 일부 특수 수사 능력, 이런 부분들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좀 다소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앞으로도 후속 절차 과정에서 얼마든지 보완될 수 있는 것이고, 결국 수사권, 기소권 분리의 문제는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협력해서 국민들을 위한 수사 효율을 높이고 공정한 수사를 이루게 하느냐 거기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방향으로 검찰이 더 노력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전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주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