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7% 오르는데 그쳤다. 수출이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 우크라이나 사태 등 여파에 민간소비와 투자가 저하된 데 따른 결과다.
아직 초반이지만 일단 1분기 성적만 보자면 한국은행이 지난 2월 예상한 올해 연간 성장률 3%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잿값 상승 여파가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중국 성장 둔화 등도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6일 '2022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통해 우리나라의 1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0.7% 올랐다고 밝혔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2020년 1분기(-1.3%), 2분기(-3.2%) 역성장했지만 같은 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다만 이번 1분기 성장률은 직전 분기(1.2%)보다 무려 0.5%포인트나 하락했다.
우리나라 분기별 경제성장률(GDP) 추이 그래프. (제작=뉴스토마토)
1분기 성장은 사실상 수출이 떠받쳤다. 1분기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계절조정계열)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률 기여도는 1.4%포인트로 전분기(0.3%포인트)보다 크게 뛰었다.
반면 건설투자 기여도는 -0.4%포인트, 설비투자도 -0.4%포인트로 나타났다. 또 정부투자는 -0.6%포인트, 민간소비는 -0.2%포인트로 분석됐다.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성장률을 주도했지만 투자와 소비 모두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는 의미다.
주체별로는 민간이 성장률을 1.3%포인트 끌어올린 반면, 정부는 -0.6%포인트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수출이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4.1% 증가했다. 수입은 원유 등이 증가하며 0.7% 올랐다.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2.4%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줄어 4%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1분기 -0.5%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4분기(-1.3%)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의류 및 신발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오락문화, 운수 등 서비스가 줄어든 영향이다. 정부소비는 물건비가 늘었으나 사회보장현물수혜가 줄어 전 분기 수준을 나타냈다.
경제성장률 지출항목별 증가율 비교 그래프. (제작=뉴스토마토)
산업별로는 건설업과 서비스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건설업은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0.6% 감소했고,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 등이 늘었으나 운수업,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등이 줄어 0.1%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늘어 3.4% 증가했다. 농림어업은 축산업을 중심으로 4.1% 늘었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3.8% 증가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GDP 성장률에 조금 못 미치는 0.6%의 증가세를 보였다.
실질 국내총소득은 실질 국내총생산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 손익을 더한 것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주는 지표다.
한편 3%대 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전망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산술적으로 보면 앞으로 매 분기 0.6∼0.7% 속도로 성장하면 된다"며 "한은 조사국이 5월 새 성장 경로 전망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26일 '2022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통해 우리나라의 1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0.7% 올랐다고 밝혔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