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이정수 서울지검장이 26일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회 중재안에 대해“검수완박 입법은 실체진실 규명과 인권보호 역할을 후퇴시킨다”며 “국민적 우려가 크니 국회가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여야가 합의한 검찰개혁 입법 중재안에 대한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수사·재판시스템은 70여년간 경찰, 검찰, 법원 그리고 변호인 4개 축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사법 정의를 지탱해 왔다”며 “검찰은 경찰 수사를 보완·통제하고 사회적 의혹이 큰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 수사를 통해 적극 대응하여 왔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이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은 인정했다. 이 지검장은 “검찰이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공정성·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그는 검찰의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면서도 “검찰이라는 축이 미흡하면 그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하는데 오히려 이 축을 약화시키면 사법 정의는 흔들리게 된다. 이는 곧 국민들의 피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지검장은 “수사 지휘 폐지에 이어 검찰의 보완 수사 범위 축소, 직접 수사의 단계적 폐지는 실체 진실 규명과 인권 보호 역할을 후퇴시킨다”고 했다. 그는 국회에 “국회 중재안을 재고하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검찰은 검수완박에 대한 국회 중재안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했다. 검찰은 중재안이 모든 추가 범죄사실에 대한 수사를 제한하고 있다며 “이 경우 현행 규정상 보완 수사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되는 사건에 대한 범죄가 암장 되고 수사의 효율성 및 신속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했다. 또 경찰 송치사건에 대해 검찰의 보완 수사를 강화하는 것은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기능도 있다며 “국민 입장에서도 오히려 긍정적인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견제 장치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검찰의 직접 수사에 대한 단계적인 축소·폐지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경찰 권한의 비대화와 남용 등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중재안의 검찰 직접 수사 단계적 폐지는 검찰수사 공정성 확보라는 이번 검수완박 추진 명분과는 무관하다”며 “검찰수사의 공정성 중립성이 의심되면 수사 착수, 기소 등의 단계에서 적절한 내외부 통제장치를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검찰 직접 수사 대상 범죄를 6개에서 2개로 축소하거나, 중대범죄수사청 도입과 함께 폐지하는 방법은 논리적·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재안에서 ‘선거범죄’와 ‘대형참사’이 검사 수사 개시 가능 범죄에서 삭제됐다며, 이에 따른 수사 공백을 우려하기도 했다. 검찰은 국정원 댓글 대선 개입 사건, 청와대 하명 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사건들에 대해 검찰 전문 수사역량을 발휘해 왔다면서 “선거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 폐지로 심각한 수사 공백이 초래될 것”이라고 했다. 또 광주아파트 붕괴 사고와 강남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노동자의 사망사건 등 사건을 맡아 기소했다며 “대형참사에 대한 직접 수사 폐지로 검찰의 중대 재해 수사 관여가 제한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연합뉴스0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