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검찰총장 사표, 오늘 대통령에 보낼 것"

'보완수사 단일성·공정성 개념' 이의 제기할 듯
"연이은 구치소 극단적 선택 유감…살펴볼 것"

입력 : 2022-04-25 오후 4:33:45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표는 지금 들어가는 대로 곧바로 청와대에 보내서 대통령님의 뜻을 여쭙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반대하며 지난 22일 두 번째 사직서를 제출한 김 총장의 사표가 곧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다만, 같은 날 일괄 사표를 제출한 전국 6대 고검장과 대검 차장검사의 사직서는 처리를 당분간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9회 법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법의날 행사를 마친 뒤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오는 길에 만난 취재진에게 "검찰 업무에 공백이 있어서도 안 되기 때문에 (고검장들의 사표 수리는) 함께 검토하지만, 오늘 결정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간담회를 연 김 총장도 "검찰 구성원의 분노와 좌절감이 대검으로 향할 수밖에 없고, 대검에서도 그 정점인 저에게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그분들을 대표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사직서를 거둘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6대 고검장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에게는 "사표라고 하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지만 국민을 위해 사직을 하시는 것은 말리고 싶다"며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본연의 일을 열심히 수행하며 끝까지 설득도 하고 홍보도 하고 간청도 하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검찰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중재안에 대해 박 장관은 "국회의 시간"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일부 내용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박 장관은 "(박 의장께서 중재안에)보완수사와 관련해 단일성·동일성이라는 개념을 넣으셨던데, 그 부분에 관해서는 조문화 작업 과정에서 제가 어떤 의견을 표할 수는 있겠다"고 했다. 
 
중재안 4항에는 "검찰 시정조치 요구사건과 고소인이 이의를 제기한 사건 등에 대해 당해 사건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수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검찰과 법조계는 이 단일성과 동일성이라는 조건 때문에 공범·여죄·무고·위증 등 추가적인 혐의를 수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완수사 권한을 보장하고 있지만, 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이어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검찰의 시간이기도 하다"며 검찰의 공정성 확보 노력이 더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검찰의 시간이라 함을 우리 검찰 구성원들이 많이 생각해 봐주면 좋겠다"며 "실제로 그 합의안을 따르더라도 그것이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높여 국민 신뢰를 얻으면 검수완박 속도 조절의 시간을 벌 수 있으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검찰에만 한정한 것이 아니라 어느 기관인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어찌 되겠는가"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최근 구치소에서 연이어 발생한 수감자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대장동 개발특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유동규 씨의 시도에 이어, 대선 기간 중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피습한 유튜버가 극단적 선택을 해 지난 24일 숨을 거뒀다. 박 장관은 교정기관을 관리하는 법무부 수장으로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은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일"이라며 "깊이있게 책임 행동의 차원에서 살피려 한다"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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