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의료진이 코로나19 후유증 환자에게 침을 놓고 있다. (사진=자생한방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소세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되면서 일상회복에 한 걸음 다가섰다. 하지만 여전히 '롱 코비드(Long COVID)'라 불리는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다. 격리해제 후 후유증을 겪는 확진자 사례가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피로감과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 코로나19 후유증 증상이 20~79%의 확진자에게서 확인됐다.
코로나19 후유증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도 발견된다. 영국 내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는 150만명으로 추산되며 미국에서는 국가 차원의 연구를 진행하며 코로나19 후유증을 하나의 장애로 인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후유증을 감염 이후 4주 이상 지속되는 신체·정신 건강의 이상 상태로 폭넓게 정의하기도 했다.
대개의 경우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은 개인마다 차이를 보인다. 다만 조기에 바로잡지 않으면 1년이 넘도록 증상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코로나19 후유증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는 기침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소멸하고 난 뒤에도 과민해진 기도와 점막 손상의 영향으로 기침이 지속되는 것이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될 경우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침 증상 완화와 함께 호흡기 건강에 좋은 한방차로는 쌍화차가 있다. 쌍화차에 들어가는 감초는 해독작용과 함께 기침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천궁, 당귀, 계피 등 약재들이 몸을 따뜻하게 해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 이들 약재는 기와 혈을 보충해주는 효능이 있어 쌍화차는 천연 감기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기침 빈도가 잦은 경우에는 한약 처방도 좋은 방법이다. 한방에서는 개인별 증상에 따른 한약 처방으로 증상을 완화한다. 대표적으로 인후통과 함께 가래와 기침이 이어질 때는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반하가 들어간 금수육군전을 처방한다. 꾸준히 복용하면 폐와 기관지의 기능 회복을 도와 만성적으로 남아있는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근육통과 척추·관절 통증도 주의해야 할 증상 중 하나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면역 단백질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산량을 늘려 근골격계에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환자의 약 10%는 1년 내 근육이나 관절 통증을 호소했다.
한방에서는 개인별 체질과 증상에 맞춰 약침·침치료, 추나요법 등을 실시한다. 먼저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한약재 유효성분을 경혈에 놓는 약침치료로 염증을 제거한다. 이어 침치료를 병행해 신경 장애로 발생하는 통증이나 자율신경계 증상을 완화한다. 추나요법을 통해서는 혈류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 어혈을 제거하고 체내 염증 물질과 불순물 배출을 촉진한다.
김미령 자생한방병원 코로나19 회복 클리닉 원장은 "코로나19 후유증은 평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부분에서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라며 "기존에 척추·관절 질환을 경험한 환자라면 관련 증상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만성피로도 코로나 후유증에서 빠질 수 없다. 지난해 국립중앙의료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완치 1년 후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코로나19 후유증 증상은 피로감(57.4%)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만성피로와 무기력증 등으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태양혈 지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태양혈은 귀와 눈썹 사이의 오목한 부위에 있는 혈자리다. 검지로 5초 동안 지그시 눌러주는 것을 10회 반복하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피로가 풀리는 효과가 있다.
스트레칭으로 근육에 축적된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신 근육을 간단하게 이완·강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는 전신 이완 스트레칭이 있다. 스트레칭을 할 때는 왼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오른손으로 왼쪽 팔꿈치를 잡아서 뒤로 당긴다. 또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몸통을 오른쪽으로 구부려 왼쪽 옆구리를 늘려준다.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15초간 자세를 유지한 뒤 양팔을 머리 위로 쭉 뻗는다.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하는 것을 한 세트로 총 3회 반복하면 된다.
김미령 원장은 "제2의 팬데믹은 후유증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도 나오는 만큼 슬기로운 대처가 중요하다"라며 "코로나19 후유증을 조기에 관리함으로써 증상이 만성적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생활 습관 개선과 건강 관리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