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는 시민들은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2년 동안 착용했던 마스크를 벗는 것에 대한 어색함과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며 당분간은 실외 마스크 착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2일 오전 마포~공덕역 일대 회사 밀집 지역으로 출근하는 인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턱에만 마스크를 걸친 이른바 '턱스크' 등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분위기 속에서 홀로 얼굴을 내밀고 다니는 것을 어색해 하거나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것이 오히려 번거롭다는 반응이었다.
은평구에서 마포구로 출퇴근 하는 30대 직장인 도모씨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다 벗으면 모를까, 다들 쓰고 있는데 혼자 벗으면 헐벗은 느낌일 것 같다"며 "지하철에서 회사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에만 마스크를 벗는 게 의미 있을까 싶기도 하고, 코로나에 확진된 적이 없어서 아직 노마스크는 불안하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면서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는 직장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지만 아직도 외부에서는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간혹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지만 주변 시선을 의식한 듯 이내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식사 후 벤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밖에서 커피를 마실 때 마스크를 내렸다 썼다 반복하지 않아도 돼서 편하지만 노마스크 상태로 걸어다니니 사람들이 곁눈질로 보는 느낌이 들어서 어색했다"라며 "조금 더 더워지면 모를까 아직은 마스크 착용이 크게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익숙해서 당분간은 착용하고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면역에 취약한 고령자들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반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산책 차 한강공원에 나온 70대 이모씨는 "코로나 환자가 많이 줄어들어서 안전하다고 하지만 우리 같은 노인들은 아직도 불안하다"며 "아직도 KF94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라고 말했다.
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손님들이 마스크 미착용을 꺼려한다는 이유로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벗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동카트를 타고 밖을 돌아다니며 음료 영업을 하는 한 위탁판매원은 "사람을 많이 상대하기도 하고 손님들도 마스크 벗는 것을 싫어하는 눈치"며 "한 여름에 더워지면 이것도 고생일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과일 도매업을 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문을 완전 개방하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이걸 실내라고 보기에도, 실외라고 보기에도 애매해서 그냥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목소리를 크게 내면서 영업하기 때문에 손님들한테 침이라도 튀기를 실례를 하게 될까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도 그대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서울에서는 265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올해 최저 확진자를 기록했던 지난 1월17일(762명) 이후 104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것은 지난 2020년 10월13일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지 566일 만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2일 오전 마포역 일대 업무 빌딩이 모인 곳에서 시민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다니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