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아이피 내부 전경. (사진=메디컬아이피)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기업들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컬아이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비대면, 가상 공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의료 메타버스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메디컬아이피의 의료 메타버스는 환자 의료영상 데이터에 기반해 구현된다. 구체적으로 환자의 장기와 병변이 디지털 트윈에 활용되고 있다. 메디컬아이피는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현된 디지털 트윈을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로 연계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솔루션을 접목해 △안전한 수술 진행 △해부실습용 사체 없이도 의료진 수술 트레이닝 △의과대 해부학 교육 등이 가능하다.
메디컬아이피는 AR 기술을 활용해 실제 환자의 인체 위에 디지털 트윈으로 장기와 수술 부위를 구현하는 플랫폼 'MEDIP PRO AR'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수술 시 피부나 뼈, 정교하게 구현된 장기와 병변의 위치와 형태 등 인체 내부 정보를 비침슴적으로 안내할 수 있다. 일종의 '수술 내비게이션'인데 의료진이 병변 정보를 3차원으로 확인할 수 있어 수술의 안전성과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메디컬아이피는 의료진 및 예비의료진을 위한 해부학 교육과 술기 향상 등에 활용하는 VR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구현에 최적화한 아나토미 테이블 'MDBOX'는 가상공간에 1000여개의 해부학 구조물을 구현한다.
이에 대한 정보를 눈으로 확인해 360로 체험하고 생생하게 해부 및 조작할 수 있다. 사체를 활용한 교육을 대체해 경제적,윤리적, 재사용 불가 등의 한계를 모두 해소할 수 있다는 게 메디컬아이피 설명이다. 이 솔루션은 서울대학교와 제주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활용되고 있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는 "메디컬아이피는 실제 환자 의료 데이터를 분석 및 분할, 가공해 모든 종류의 해부학 구조물을 디지털 트윈화하고 이를 3차원 가상세계에 구현해 의료적 가치가 높은 의료 메타버스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술의 안전성을 높이는 수술 내비게이션 플랫폼이나 수술 훈련을 위한 제품부터 해부실습용 사체를 대체하는 의과대 해부학 실습 훈련까지 실효성 높은 솔루션들을 의료 현장에 제공해 미충족 수요를 해결한다"라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등 첨단 기술의 도입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뷰노(338220)는 AI 기반 의료영상(X-ray, CT, MRI, 안저영상 등)을 분석하는 솔루션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호흡과 맥박, 체온, 혈압, 심전도 등 생체신호를 분석하는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와 AI 기반 심전도 분석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ECG' 등이 대표 제품이다.
뷰노 내부 전경. (사진=뷰노)
뷰노메드 딥카스는 일반병동 입원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 등에서 수집한 혈압(이완기, 수축기), 맥박, 호흡, 체온의 4가지 활력 징후를 기반으로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제공하는 AI 의료기기다. 해당 솔루션은 미국심장협회지(JAHA), 세계중환자의학회지(CCM) 등 다수 학술지에서 심정지 예측성능을 입증했다.
뷰노는 뷰노메드 딥카스는 AI가 EMR 등에서 자동수집한 환자의 활력 징후를 분석하고 심정지 발생을 사전 예측해 임상 현장에 도입될 경우 보다 효율적으로 병원 내 심정지를 방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뷰노는 입원 환자에서 일반적으로 측정되는 필수 활력 징후만을 활용하는 만큼 향후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뷰노메드 딥ECG는 딥러닝을 기반으로 심전도(ECG) 데이터를 분석해 심부전증 및 심근경색증, 부정맥을 검출하는 소프트웨어형 의료기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기술의 혁신성과 임상적 개선 가능성, 공익성 및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아 제16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바 있다.
뷰노 관계자는 "뷰노는 그간 시장을 개척해 온 의료영상 사업과 새로운 생체신호 사업의 시너지를 토대로 국내 의료 AI 시장을 계속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올해부터는 식약처 허가를 받은 뷰노메드 딥카스의 시장 진입 및 의료기관 도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며 "AI 기반으로 심전도를 분석하는 신사업도 본격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루닛은 암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딥러닝 기술 특허권을 활용해 판독 정확도를 높이는 치료 예측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루닛 사옥 조형물. (사진=루닛)
루닛은 AI를 통해 어떤 암환자에게 어떤 항암제가 반응을 잘 할지 정확하게 예측을 해주는 데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 보다 효과적인 치료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게끔 함으로써 암환자들의 전반적인 생존율을 높여 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루닛은 연구 단계를 거쳐 연내 일부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제품군으로는 조기 진단을 위한 '루닛 인사이트'와 조기 진단 이후 치료를 위한 '루닛 스코프' 등이 있다.
루닛 인사이트에는 '루닛 인사이트 CXR'과 '루닛 인사이트 MMG'가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주로 폐암을 비롯한 폐질환을 진단하는 데 사용된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유방암에 특화돼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 (사진=루닛)
특히 루닛 인사이트 군은 폐암과 유방암의 진단 과정에서 기본으로 쓰이는 흉부 X-ray와 유방촬영술을 기반으로로 한다. AI가 영상 이미지를 분석해 의심되는 병변을 정확하게 표시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실제 의료현장에선 의료진이 영상을 판독하는 과정에서 AI의 분석 결과를 참고해 판독한다. 현재 AI의 단독 정확도는 95% 이상이며, 특정 병변의 경우 99%의 정확도를 보인다. 루닛은 자사 AI를 활용하면 80% 수준인 의료진 판독 정확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루닛 스코프 군은 암에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지 않았던 군 중에 50%의 환자들에게 면역함암제에 반응을 잘할 환자들로 재분류한다. 회사 측은 기존에는 40% 정도가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았지만 루닛 스코프를 통해 분석하면 약 60%가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루닛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병리 데이터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항암제의 예측을 높이는 솔루션을 개발했다"라며 "이 병리 데이터는 병리과 전문의들이 암의 유무를 판단하는 데 쓰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의료현장에서 어떤 환자들이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을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꼭 쓰이게 되는 검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