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전국장애인철폐연대 소속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장차연)가 오는 6월1일 치뤄지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서울시·25개 자치단체장 후보들에게 복지예산증액을 요구했다.
서울장차연은 6일 오후 2시5분쯤 서울 시청역 1~2호선 환승통로에서 이같은 집회를 통해 "서울시는 그간 소외됐던 계층에 대한 지원강화를 위해 따듯한 안심복지를 구현하겠다며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2000원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중 장애인복지예산은 2.75% 수준인 1조2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울장차연은 "지금까지 장애인의 권리는 권리답게 보장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장애인들이 서울시에서 이동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 지역에서 노동하며 자립생활할 권리, 장애인거주시설이 아니라 탈시설해 살아갈 탈시설권리가 장애인권리예산으로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장애인권리가 한 시민의 권리로 인정되고 예산이 제대로 된 수준으로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처음 발언자로 나선 서기현 서울장차연 공동대표는 "차기 서울시장이 현 오세훈 시장이 될지 안될지 모르겠지만 어떤 후보든 간 우리의 목표를 들어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서울시와 자치구청장 후보들과의 단체협약을 요구했다.
이같은 단체 정책협약은 대한민국 헌법 11조와 지난 2008년 한국이 UN장애인권리협약에 비준한 장애인권리의 이행과 실현으로 서울시 조례에 명시된 것이라며 주장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24시간 지원체계도 요구했다. 김수영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3만4000여명의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오세훈 시장에게 임기 동안 지속적인 면담을 요청했으나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주지 않았다"며 "앞으로 새로운 서울시장이 들어서면 우리는 지원책에 대해 더 강력하게 요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정에서 틀어박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있고 이는 현 사회에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체계가 없기 때문"이라며 서울시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저상버스 운행대수도 부족하다고 했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오늘 아침 프랑스에 있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 도중 그 기자가 어떤 대중교통을 이용하느냐고 질문했는데 서울은 이제 겨우 저상버스가 50%밖에 보급되지 않았고, 몇몇 지하철 역에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다고 했다"며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데 그거 하나 지키지 않는 서울시가 너무 창피하고 우리는 이런 서울시에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요구한 서울시 장애인권리 정책은 △장애인이동권 △최중증장애인노동권 △장애인탈시설권리 △장애인자립생활권리 보장 등 총 11가지다. 서울장차연은 이날 시위가 끝나고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집 앞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박경석 전국장애인철쳬연대 대표와 함께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위한 추 후보자와의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추 후보자 답변 촉구를 위해 지난 3월30일부터 이어온 삭발투쟁식 장소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4호선 삼각지역으로 옮겨 진행했다. 인수위가 활동이 마무리하면서 대통령 집무실이 새로 들어서는 국방부 청사 인근 삼각지역으로 시위 장소를 변경한 것이다.
이후 전장연은 삼각지역에서 한성대입구역까지 이동했다. 이들은 지하철 탑승 시 휠체어에서 내려 바닥을 기는 오체투지 형식으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갔다. 이때 박경석 대표 등 회원들이 열차에 오르는 과정에서 4호선 열차 운행이 잠시 중단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열차는 "5분 간 지연됐다"고 말했다.
서울장차연이 오는 6월1일 치뤄지는 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울시와 25개 자치단체장 후보들에게 복지예산증액을 요구했다. 사진은 시위를 마치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집 앞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이승재 기자)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