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10일 새 정부의 출발을 바라보는 시민들에겐 기대와 우려감이 공존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에선 제 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시민들은 새로운 대통령에게 전 정권에서 이루지 못했던 과제를 해결해주길 바라면서도 진영·성별 등으로 분열된 국민들을 통합해 달라며 입을 모았다.
국회의사당에서 멀리 떨어져 취임식을 바라보고 있던 탁순자(77)씨는 "우선 대통령 취임에 축하한다. 정말 좋은 나라로 나아가는게 우리 국민들의 바람이 아닐까"라면서 "지금 두 거대 정당에서 갈등이 상당히 심각한 것 같은데 잘 봉합을 하고 풀어나가서 통합의 길을 만드는 것이 5년 동안 먼저 풀어야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이익만 챙기지 말고 국가를 위해서 서로가 좀 양보하고 그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갖고 노력을 하면은 반드시 통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전에서 올라와 대통령 취임식 티켓을 나눠주는 안내요원으로 참석한 정병한(47)씨도 "전 정부에선 국민들이 부동산 정책으로 실망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래서 전 정권에서 이루지 못했던 부분들을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면서도 "진영을 통해 누구의 부동산 정책이 옳고 그르고 이렇게 편가르는 식을 떠나서 우리가 살아가야 되고 삶의 일부분이니 통합을 통해 풀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경기도 구리시에 거주하고 있는 정모(26)씨는 “헌정 사상 최소 득표차를 기록한 치열한 대선이었다. 이 결과는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선 기간 국민의 힘을 비롯한 윤석열 후보 진영이 성별, 세대 등 다방면에서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일으켰는데, 이젠 반동과 혐오의 정치가 아닌 통합의 가치실현이라는 과제 달성을 위한 정권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생긴 문제를 뒤로하고 응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도봉구에서 온 정성윤(63)씨는 "지금부터 너탓, 내탓 할 거 없고 새로운 출발로 국정 운영해달라"며 "서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게 좋은 나라로 만들길 바란다"고 했다. 집에서 가까워 취임식을 보러 나왔다는 김진엽(70)씨도 "지금까지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어쨋든 국민이 뽑아줬으니 앞으로 잘해 주면 좋겠다"며 "이젠 응원해야 될 때 아니냐"고 했다.
2030 청년들은 주거와 취업난에 대한 문제를 풀어달라고 했다. 내년 10월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오모(30)씨는 "지금까지 신혼집 마련을 위해 부동산 5군데 이상을 다녀왔지만 정말 하늘에 별따기"라면서 "서울은 전세가랑 매매가랑 거의 차이가 없다. 신혼부부대출의 금리가 저렴할지라도 부동산 가격이 너무 과열돼 부족한 실정이고 추가로 필요한 잔금을 위해 신용대출을 받는 것도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노원구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전모(26)씨도 "부동산 민심으로 정권을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동산에 대한 대책은 조속하고 확실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상남도 창원에 거주하고 있는 노모(26)씨는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10대, 20대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청년들이 취업에 걱정없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있는 청소년, 대학생들에게 교육적 차별이 느껴지지 않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5년 동안 깨끗한 정치로 '부모찬스'를 사용하지 않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국민 목소리를 더 가까이서 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포구에 살고 있는 한명규(30)씨는 "말로만 소통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정말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초구 양재동 근처에서 근무중인 20대 김모씨도 "청와대 집무실 이전을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라고 공언한 만큼 정책을 펼칠 때 국민과 충분히 소통해서 설득과 합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10일 새 정부의 출발을 바라보는 시민들에겐 기대와 우려감이 공존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 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