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클라우드˙데이터센터(IDC)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비핵심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데서 나아가 주요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기면서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10일 출범한 윤석열정부도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통사들은 이동통신망을 근간으로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와 기술력을 발휘,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과 IDC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중심으로 서울과 부산에 IDC 신규 구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수도권 지역에 운영 중인 5개 IDC와 더불어 추가로 구축해 200㎿(메가와트) 이상 규모로 키워갈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서울 수도권 지역에 80㎿ 이상의 규모를 오는 2026년 가동하는 목표로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2023년 개장 예정인 부산권의 아시아 허브 데이터센터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독형 클라우드 전용 네트워크 서비스인 클라우드 허브 등을 제공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데이터센터 확대에 나서는 것은 고객 확대에 따라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구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 요소로 꼽히는데,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품질 등을 고도화하고, 기업들의 디지털 대전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IDC 확장에 나서는 것이다. 실제 SK텔레콤은 1분기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17.4% 늘었다.
KT IDC 남구로에서 관리 인력들이 서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T(030200)도 클라우드와 IDC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1일에는 클라우드와 IDC 부문만 따로 분사해 KT클라우드를 출범시켰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 체계를 정비했다. 클라우드와 IDC 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16.6% 증가하기도 했다. 올해는 공공분야 전담 사업체계를 구축해 8600억원 규모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주력한다.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운용사 등과 협력해 2024년까지 대규모 IDC도 공급할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 등에 IDC 구축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글로벌 IDC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클라우드와 IDC 부문은
LG유플러스(032640)에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사업영역이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기업인프라부문에서 10.7%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중 클라우드와 IDC부문은 전년 대비 13.4% 매출이 늘어났다. LG유플러스는 12개의 IDC에 더해 2023년 3분기 준공을 목표로 경기 안양에 평촌2센터도 추가 건설 중이다. 축구장 6개를 합친 규모로 평촌메가센터에 맞먹는 하이퍼스케일급이다. 또 최근에는 중소기업이 공장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팩토리 서비스를 구독형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등 B2C 부문은 포화시장에 접근했다"면서 "클라우드나 IDC는 성장의 여지가 크고, 추후 한국에 진출하는 글로벌 서비스들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