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사내에 성폭력 피해를 신고한 뒤 사측으로부터 부당전보 등 불이익 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머니투데이 기자가 11일 법정에서 “용기를 내 성추행 피해를 신고했지만 회사가 오히려 피해자에게 해고에 준하는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희근 부장판사는 이날 근로기준법 위반, 남녀고용평등법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이사의 3회 공판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나온 피해자 A씨는 “기자 인사 고과에 A등급 평가를 받았음에도 회사는 근태가 불량하다며 연구직으로 보직을 변경했다”며 “성추행 사실을 사내 고충 처리위원회에 신고하고 회사가 한달 뒤 사전통지 없이 이 같은 결정을 냈다. 이는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불이익”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이 A씨를 가해자 B씨와 분리하기 위해 가해자가 근무지와 층이 다른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전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자는 외부에서 근무할 수 있고, 이에 다른 부서장 지시로 근무하게 하면 되는데 나를 특정해서 3층으로 보냈다”며 “이는 명백한 불이익”이라고 강조했다.
또 “근로계약서상 저는 취재기자”라며 “다른 기자에게 준 취재조사비를 저한테는 주지 않으면서 관행에 따른 것이라고 하는 얘기는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말했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머니투데이에 입사한 A씨는 2017년 정식 기자로 발령받은 뒤 직속 상사 B씨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며 사내 고충 처리위원회에 신고했지만 사측은 A씨를 B씨와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혁신전략팀 연구원으로 인사조치를 내렸다.
사측은 출·퇴근, 점심시간 출입 보고, 외부 취재 금지, 매일 일정량의 기사 작성 등 A씨의 근태관리를 강화하는 방법 등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취재조사비 명목으로 지급했어야 할 400만원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재판에서 박 대표 측은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음 재판은 6월22일이다.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